[이야기] 진상 충동

내 아들이 아직 갓난쟁이일 때 아무리 달래도 울음을 멈출 기미가 안 보이는 날이 있었다. 아이는 한 시간 넘게 최선을 다해 울었다. 잠시 후 어떤 아주머니가 찾아와 굳은 얼굴로 왜 그렇게 아이를 울리냐며 날 꾸짖었다. 나는 속상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애가 좀 울 수도 있지요”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런데 내가 기력을 이미 소진한 뒤라서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질 않았던 탓인지, 아주머니에게는 “애가 좀 울 수도 있지”라고 들렸던 것 같다. 듬성듬성 수염이 지저분하게 난데다 비쩍 마른 퀭한 얼굴에 눈에 초점마저 흐려진 스포츠 머리 아저씨가 처음 본 자신에게 대뜸 반말을 하자 이 아주머니는 겁을 먹었다. “아, 아니… 아이가 걱정돼서요…” 하면서 아주머니는 슬그머니 사라졌다. 어, 그게 아닌데 하는 안타까움이 들었다가도, ‘혹시 비슷한 일이 생기면 아예 진상을 떨어버릴까?’ 하는 헛된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