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어 올바로 쓰기

소정의 선물을 드립니다

“소정의 선물을 드립니다” 또는 “소정의 상품을 증정합니다”에서 ‘소정’은 ‘미리 알리지는 않았으나 약소하게나마 마련한’이 아니라 ‘미리 알렸듯 우리가 마련해둔’이란 뜻이다. 주최측에서 ‘소정’(所定)을 쓰려면 목록을 사전에 공지해야 한다. ‘소정’이란 표현은 앞서 알린 내용을 일일이 나열하지 않고 간략히 표현할 때 유용하다.

** 김연아 측은 “김연아의 사생활을 담은 사진을 영상으로까지 제작한 것은 명백한 사생활 침해”라며 “스포츠선수가 공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선수의 사적인 생활을 해당인의 동의 없이 공개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 <조선일보>

- 공인(公人)은 유명인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행정 관료라든지, 경찰관이라든지, 국가 대항전에 출전한 선수처럼 공적인 일을 수행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소치올림픽에 출전한 김연아 선수는 공인이 맞지만, 이 기사에서 공인이란 단어는 널리 알려진 사람이란 뜻으로 사용됐으므로 옳지 않다.

···”운동 선수가 유명인이라는 이유만으로···”


** 인간은 날개가 없는 두 발 짐승이라고 말한 자가 대관절 누구야?

- ‘대관절’(大關節)은 커다란 뼈대(얼개)라는 뜻으로 ‘간략히 말해’나 ‘대략’과 비슷하게 쓰인다. ‘저자가 전달하고자 한 바가 대관절 무엇인가?’처럼 쓴다.


** 원문이 너무 방대하여 추후에 기회가 생기면 번역하려고 한다.

- ‘추후(追後)에’는 잇따라 어떤 일이 일어날 때 쓰는 표현으로 ‘곧’이란 뜻에 가깝다. ‘최종 합격자는 추후(에) 통보합니다’처럼 쓴다. 막연히 현재 시점 이후를 가리킬 때는 ‘나중에’를 쓰는 편이 자연스럽다.


** 행사 진행 요원 절찬리 모집중

- ‘절찬리’(絕讚裡)는 ‘지극한 칭찬 속에’라는 가치 판단이 들어간 표현이므로 단순히 지원자가 많다는 것을 강조하려고 쓰는 건 어색하다.


** 오후에는 구름이 다소 많이 끼겠습니다. – 날씨 뉴스

- ‘다소’(多少)는 ‘많고 적음’ 또는 ‘많고 적음에’라는 뜻이어서 뒤에 나오는 ‘많이’와 어울리지 않는다. ‘참석자 수가 다소 변동은 있겠으나’처럼 써야 맞다.


** 위폐를 바꿔 주는 은행 – 기사 제목

- 위폐를 은행에 가져다 주면 진짜 돈으로 바꿔 준다는 말이 아니라, 손님에게 위폐로 환전해 준 은행을 비판하는 것이 기사 내용이므로 조사 ‘-를’을 알맞게 바꾸어야 한다.

→ 위폐로 바꿔 주는 은행 / 진짜 돈을 위폐로 바꿔 준 은행


** 인간 영혼은 신체와 더불어 소멸되지 않는다.

- ‘더불어’를 쓰면 영혼과 신체가 함께 묶이므로 의미 혼란을 일으킨다. 긍정문과 달리 부정문에서는 ‘더불어’를 쓸 때 유의해야 한다.

→ 신체와 달리 인간 영혼은 소멸되지 않는다. / 신체는 소멸하지만 영혼은 소멸하지 않는다.


** 이 글은 어떤 학자가 중앙일간지에 기고한 칼럼의 일부다.

- ‘중앙일간지’라는 모호한 표현보다는 ‘종합일간지’라는 객관적 표현으로 쓰는 게 좋다.

** 드라마에서 한채영장근석의 모든 걸 알고 있는 묘령의 여인으로 등장한다.

- ‘묘령’(妙齡)은 ‘꽃다운 나이’란 뜻으로 스무 살 안팎인 여자를 가리킬 때 쓴다. 묘하고 신비하다는 뜻으로 쓰면 안 된다.

드라마 <예쁜 남자>에서 한유라(한채영 분)는 독고마테(장근석 분)의 모든 걸 아는 신비한 여인으로 등장한다.


** 우리는 틀린 표현을 은근히 많이 쓴다.

- ‘은근히’(慇懃-히)은 드러내지 않고 정성껏 마음을 쓴다는 뜻이다. 여기서는 ‘자신도 모르게’라는 뜻을 표현하려 했으므로 ‘은연중’(隱然中)이라고 써야 적절하다.
- ‘사고가 많이 일어났다’보다 ‘사고가 자주 일어났다’가 더 자연스럽듯, 횟수를 표현하려면 ‘많이’가 아니라 ‘자주’라고 쓰는 게 더 낫다.

우리는 틀린 표현을 은연중에 자주 쓴다.


** 아파트 상가, 절찬리 임대중

- ‘절찬리’(絶讚裡)는 ‘지극한 칭찬 속에’라는 뜻이라서 가치 평가를 동반하므로, 단순히 인기가 높다는 걸 표현하려고 이 말을 쓰면 어색하다.


** 류현진, 다섯번째 탈삼진을 뽑아냅니다. – SPOTV

- ‘탈삼진’(奪-三振)이 삼진을 뽑는다는 말이므로 위 문장은 동어 반복이다. ‘탈’을 빼야 맞다.


** 어릴 적엔 몰랐지만, 그때는 가족과 떨어져야 한다는 두려움이 너무 컸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추후에 들었다.

- ‘추후’(追後)는 단순하게 ‘나중’이라는 뜻이 아니라 어떤 사태가 벌어진 이후의 특정 기간을 가리키는 말이다. ‘최종 합격자는 추후에 통보합니다’처럼 언제 그 일이 일어날지 대략 가늠할 수 있을 때 쓴다. 위 문장에서는 막연히 시간이 오래 지났다는 걸 표현하므로 ‘나중에’라고 쓰면 된다.


* 참조:

비망록 備忘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