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사
Das Wichtigste in der Musik steht nicht in den Noten.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악보에 없다.” – 구스타프 말러
L’essentiel est invisible pour les yeux. – 〈Le Petit Prince〉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 <어린 왕자>
2023. 3. 28. 해독과 해석
<삼국유사>에 실린 향가 14수… 많은 사람들에 의하여 해독이 시도되었으나 해독이 각기 다르다. 같은 작품이 여러 사람에 의하여 해독되었으면서도 해독자마다 다르다는 것은 해독이 안 되었다는 것과 같은 것이다. – 남풍현, <고대 한국어 연구>
향가 해독 작업이 아직 미완료 상태라니 놀랍군. 로제타석을 해독한 토머스 영, 장 샹폴리옹의 이야기도 그렇고, 독일군 암호를 해독한 앨런 튜링 얘기도 그렇고… ‘해독’하는 일에 깊은 매력을 느낀다. 앞으로 무언가 해독할 기회가 올지는 모르지만, 언젠가 뭔가를 해독하게 되리라는 건 어렴풋이 미리 알 수 있다. 관심을 붙잡고 있으면 결국은 하게 되니까. 올해 쓸 원고 중 하나는 “어려운 인문학 책 읽는 법“인데 해독/해석의 일환이다.
2023. 3. 28. 검색어
구글에서 뭔가 검색을 할 때 원하는 결과가 없으면 비로소 호기심이 깨어나고 내 취미 활동이 시작되는데, 없으면 내가 만든다. 책이나 다른 자료를 찾아서 잘 이해한 다음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웹에 올려두면,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미래의 어떤 이에게 내가 만든 문서가 검색될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하나둘 새로 만들어 정리해둔 문서들 중에, 이제는 검색하면 검색 결과 제일 처음에 나오는 것들이 있다. 구글 검색 결과는 조회수에 따라 상위에 배치되므로, 검색 결과 페이지 최상단에 내 문서들이 나오면 책임감을 갖고 더 좋은 정보로 보완하고자 노력한다.
2023. 3. 27. 수학 공부
플라톤의 대화편 <티마이오스>, <테아이테토스>, <메논> 편을 잘 이해하기 위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수학 공부가 무척 재미있다. 어떤 수학 개념이 왜 생겼고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 알게 되니까 철학 책도 이해가 더 잘 되네. 더 근본적인 것을 탐구하는 수학과 철학의 연관성도 조금 보이고. 서동엽, “현대수학의 이해” 영상을 여러 번 보았다. 이해는 안 되지만 흥미롭고 재미있다. ‘위상수학’이 어떤 학문인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수학자 숄체는 16세 때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한 앤드루 와일스의 이론이 하나도 이해가 안 됐지만 깊이 매혹당했다고 한다. 자신이 매혹된 그 증명을 이해하려고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하다보니 수학자가 됐다. 어떤 사람을 잘 이해해서 그이와 사랑에 빠지는 게 아니다. 강하게 이끌리는 감정이 먼저 온다면, 차근차근 합리적으로 납득하는 건 나중에 해도 되는 것이다.
2023. 3. 26. 외국어 공부
올해 들어 가장 잘 한 일은 프랑스어 공부를 열심히 한 것이다. ‘아니끄의 샹송이 좋아!’ 채널이 프랑스어 읽기 공부에 큰 도움을 주었다. 노랫말 원문과 한국어 번역문이 나란히 제공되어 고마운 마음으로 공부했다. 처음에는 익숙한 옛날 샹송 듣는 게 편하고 좋았는데, 자연스럽게 프렌치팝도 좋아하게 되었다. 프랑스어 공부를 하면서 애초 공부의 목표점을 너무 높게 잡지 않고 <어린 왕자> 원서 낭독과 번역 문장 대조 가능 수준… 정도로 잡았는데 50여일 만에 어느 정도 목표를 달성했다. [마담 클라라 문학쌀롱] 어린왕자 원서 읽기가 크게 도움이 되었다. ‘릴카’라는 유튜버가 낭독한 버전도 있는데, 나는 마담 클라라 버전이 훨씬 편하고 좋았다. 인문학 책에 등장하는 프랑스어 인용문을 읽을 수 있고 단어를 대조하여 번역 가능한 정도가 되니까 전에 비해 뭔가 자유로움을 느낀다. 현재 공부 중인 외국어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헬라어, 라틴어, 산스크리트어 등이다. 능통한 언어는 하나도 없지만… 뭐 어때, 재밌으면 됐지. 7월에 일본어능력시험 3급에 응시한다. 올해 합격, 내년에 2급, 내후년 1급이 목표다. 근대화 시기 일본 인문학 저술을 검토할 실력을 기르기 위함이다.
2023. 3. 26 지휘자
같은 악보인데도 누가 지휘하느냐에 따라 음악은 천차만별이 된다. 아직 그 차이는 잘 모른다.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면 연주자들이 지휘자를 거의 안 보는데 그 이유를 문득 알게 되었다. 지휘자가 지도하는 대로 평소에 수백번 수천번을 연습했기 때문에 공연 당일에는 굳이 지휘자를 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한 대로.
2023. 3. 26. 원소주기표
1번부터 118번까지 수, 헬, 리, 베, 붕, 탄… 오가네손. 이렇게 순서대로 외우는 건 별 의미가 없다. 비슷한 특성을 지닌 원소들을 한 덩어리로 외우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이웃하는 원소들의 특성도 자연스럽게 유추할 수 있다. 비활성기체들이 오른쪽 열에 배열돼 있고, 알칼리 금속 한 칸 오른쪽에 알칼리토금속 원소들이 배열된 것처럼.
2023. 3. 26. 수학/물리
** 이 블로그의 “노말 벡터의 쓰임새” 해설이 큰 영감을 주었다. 아, 설명은 이렇게 하는 거구나. 설명하는 방법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방식이 마음에 든다.
정보통신기술용어: 차재복님이 운영하는 과학 용어 개념 사전, 그저 빛!
DMT Park: 과학/수학 개념 시각화의 절정.
피직쇼: 물리학 기본 개념들 해설 채널. 설명이 기가 막히게 쉽고 친절하다.
차교수와 물리산책: 물리학 공부할 때 가장 많이 도움을 받는 차동우 교수의 강의 채널, 난 주니어멤버십 회원.
다크 프로그래머: 수학 공부도 결국 개념 공부다.
2023. 3. 25. 고등과학원 웹진
고등과학원 웹사이트에 게재되는 글은 말만 일반 독자 대상이지 너무 어렵다. 이 글들을 읽으면 이해는 안 되지만 많은 영감을 받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해가 안 되는데도 이해가 될 듯하다. 가끔 신청을 받아서 종이 잡지를 보내주는데 몇 권 받아본 적이 있다.
- “당시 만 16세의 학생이었던 숄체는 와일즈의 증명을 전혀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깊이 매혹되었고, 와일즈의 증명을 이해하기 위한 배경지식을 공부하기 시작하였다.”
- 이 영화가 감동적인 점은 불행한 결말로 결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더라도 사랑을 위해서, 예견된 길을 처연히 자유의지로 선택한다는 점이다.
- “비유하자면 아르키메데스가 예쁜 돌을 찾아 아름다움을 발견했다면, 유클리드는 평범한 돌들을 쌓아서 아름다움을 만들어냈다고 할까요?”
2023. 3. 24. 외로움과 고독
조르주 무스타키의 노래 “나의 고독”(Ma Solitude)에 이런 노랫말이 있다. “고독과 함께라면 전혀 외롭지 않다.” Je ne suis jamais seul avec ma solitude. 외로움과 고독은 동의어가 아니다. 고독은 예술가와 창작자에게 영감이 불어넣어지는 시간이다. 종종 위대한 영혼들과 교감하는 것이므로 외로움이 아니다.
2023. 3. 23. 예술가와 인기
윤하, 250 같은 뮤지션들이 영감을 준다.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노력하면서 실력을 키워온 창작자들. 그들에게 히트곡과 대중적 인기란 기분 좋은 것이겠지만, 목표는 아니었을 듯하다. 꾸준히 노력해온 분야에서 기대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을 때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 일을 계속 열심히 할 자신만 있다면 기대 성과는 누적되어 다음으로 이월되기 때문이다.
2023. 3. 22. 스포츠
오타니 쇼헤이는 완벽한 선수다. ‘멋지다’는 말은 그를 형언하기에 너무 부족함. 축구에서는 혼자 골을 넣을 순 없지만, 야구에서는 혼자 퍼펙트게임을 만들 수도 있고 혼자서 홈런도 칠 수 있음.
2023. 3. 22. 영화
내가 가장 많이 본 영화는 영화 음악을 만드는 작곡가들의 이야기를 다룬 맷 슈레이더 감독의 다큐멘터리 《스코어-영화음악의 모든 것》(2017)이다. 뭔가 작업의 영감이 필요할 때 교재 보듯이 펼쳐본다. 감상은 늘 ‘역시 최고군’ 하면서 마무리된다.
2023. 3. 21. 시
문현식 시인의 시 “비밀번호”는 시집 <팝콘교실>에 실려 있다. 크게 감동하여 이번에 원고 쓰면서 두 곳에서 오마주하거나 인용했다. 그 중 하나는 출판사에서 창비와 따로 저작권 계약을 해서 시 전문을 실었다. 다른 시들도 좋다. “체육 시간에 비가 내리면 / 교실은 감옥이 된다.” 호메로스, 단테, 셰익스피어, 괴테… 이런 시인들을 보노라면 새로운 모국어 어휘를 창조하는 것이 시인 본연의 역할이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대다수의 시인들은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 이미 존재하는 말을 조탁하고 가장 알맞은 쓰임새를 보여준다. 표현을 고안하는 일과 쓰임을 고안하는 일은 서로 상보적이다.
2023. 3. 21. 음악
다니엘 비달, “Aux Champs-Elysées“: ‘오! 샹젤리제’인 줄 알았는데, ‘샹젤리제 거리에서’라는 뜻임을 나중에 알았다. 한번 들으면 중독되는 캉테송(프랑스 축구대표팀 수비수) 멜로디도 이 곡이다. 프랑스나 파리를 거의 상징하다시피 하는 이 노래의 원곡은 영국 밴드 Jason Crest가 1968년에 만든 “Waterloo Road”인데 ‘워털루’가 제목에 들어가는 점이 재미있다. 프랑스 역사의 상징적인 인물인 나폴레옹이 몰락하는 결정적 계기가 ‘워털루 전투’다. 나폴레옹을 무너뜨린 연합군의 주축이 영국이었는데 그 영국땅에서 후대에 활동한 밴드가 ‘워털루’라는 명칭이 들어간 제목의 노래를 만들었고 그 노래가 프랑스로 수출되어 프랑스를 상징하는 노래가 되어부렀다… 아바의 곡 “Waterloo”도 나폴레옹이 패배한 워털루를 의미하는데, 사랑 앞에서 무너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워털루 패배에 빗대 표현했다. Jason Crest의 원곡 가사 내용은 나폴레옹과 관련이 없다.
마츠다 세이코, “青い珊瑚礁” [아오이상고쇼-](푸른 산호초): 영화 <러브레터>를 본 사람들은 누구나 귓전에 맴돌았을 노래. 연예인의 사생활에 관해 얘기하자면 끝이 없으므로 그런 이야기는 접고… 마츠타 세이코는 진정한 아이돌이었다.
2023. 3. 21. 봉준호 감독
비닐봉지에서 ‘꽃게랑’ 과자봉지를 꺼내어 뜯는 기정. 성업 중인 ‘영덕대게’ 식당이 남매옆으로 지나쳐간다. 길고 커다란 어항 속에 주황색 대게들 수십 마리가 긴 다리를 버둥거린다.
기정: 와 대게! 맛있겠다.
- <기생충 각본집>, p. 17
청소년 글쓰기 만화책 <글쓰기는 한 문장부터>의 대본을 쓰면서 영향을 많이 받은 작품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각본집>이다. 따라할 수는 없지만, 콘티 짜는 올바른 방향은 대강 이해했다.
2023. 3. 20. 음악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 명도 자르지 않고 함께 힘을 모아 극적으로 기사 회생한 어느 중견기업 회사 사람들이 출근 시간에 하나둘 모이고 있다. 서로 가벼운 눈인사만 하고 자기 자리에 앉는다. 특별한 말을 나누지는 않지만 다들 미소를 머금고 있다. ‘새출발’, ‘희망’ 같은 것을 음악으로 표현하면 어떤 모습일까. 스티브 바라캇, “Flying”을 들으면 된다. 음악으로 희망의 모습을 그리는 초상화가. KTX 종착역이 가까워지면 나오는 곡 “California vibes”도 스티브 바라캇이 만든 것이다. 한국에 방문했을 때 기차에서 자기 음악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고 한다. (본인 피셜)
2023. 3. 19. 영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스즈메의 문단속>을 보고 왔다. 많은 사람들이 보면 좋겠다. 영화 보면서 몇 번 울었다. 자신의 작품들과의 연관성, 그리고 사람들 누구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지브리 영화들 오마주까지… 분석하자면 끝도 없겠지만 분석하면서 보고 싶진 않았고 그냥 마음으로 만끽했다. 지진을 운명처럼 안고 살아가는 일본 사람들에게는 훨씬 더 각별하게 다가왔을 작품일 듯하다. 배가 옆으로 누워있는 장면에서는 세월호가 잠깐 떠오르기도 했다. 80년대 노래가 몇 곡 나오는 장면에서 ‘딱 내 취향인데…’ 하면서 좋아했는데, 아내가 영화 다 보고 나서 감독님 음악 취향이 너무 올드해서 아쉽다고 하는데 나한테 뭐라 하는 것 같았다. 이번에도 번역가는 강민하, 그저 감사할 뿐.
2023. 3. 18. 음악
北山修[기타야마 오사무](작사)、加藤和彦[가토 가즈히코](작곡), “あの素晴しい愛をもう一度” [아노/스바라시아이오/모-이치도] (그 멋진 사랑을 또 한 번): 가수의 퍼포먼스를 조용히 감상하며 듣기에 좋은 곡들이 있는가 하면, 함께 즐겁게 따라부르는 게 좋은 곡들이 있다. 영화 <박치기>에 엔딩곡으로 들어갔다. 혼자 부르는 것보다는 여러 뮤지션들이 함께 부르는 커버 버전들이 좋다. 첫 솔로 부분을 부른 가수는 야마모토 준코다. 야마모토 준코가 멤버로 있던 그룹 “赤い鳥” [아카이도리] (붉은새) 발표곡 “翼をください” [츠바사오구다사이] (날개를 주세요)는 일본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에도 실렸다.
2023. 3. 18. 음악
존 윌리엄스 영화 음악: 크리스토 리브(슈퍼맨 역)는 인터뷰에서 “존 윌리엄스 음악이 없다면 저도 날다가 추락을 하고 말죠.”라고 말한 적이 있다. 영화 음악 만드는 음악가들에 관한 영화 <스코어>에서 봤는데 영상 클립은 못찾겠다. 다시 보고 싶은 영화 한 편만 고르라고 하면 <스코어>를 택하겠다. 10번 정도 본 것 같은데 또 보고 싶구나, 나의 무사 여신이여.
2023. 3. 17. 영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2016)을 다시 보았다. 또 봐도 감동적이네. 마지막 부분 재회 시점이 2023년 봄 어느날인데 <스즈메의 문단속> 한국 개봉 시기가 2023년 봄이네… 내일 모레 보러 간다.
다시 깨닫는다. 이런저런 작품들을 다양하게 보는 것보다 훌륭한 작품을 여러 번 보는 것이 훨씬 더 많은 영감을 준다. 영화의 디테일을 분석한 글을 일부러 찾아보진 않는다. 앞으로도 또 볼 영화이므로 볼 때마다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다. 미츠하와 타키가 처음 만나는 배경이 ‘요츠야 역’인데, 미츠하 동생 이름이 ‘요츠하’다. 이때 타키는 중학생이라 미츠하에게는 동생처럼 느껴진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도 그렇고 봉준호 감독도 그렇고 다 디테일의 장인들인데, 이들이 예술가로서 대단한 것은 디테일에 집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피땀으로 구성한 디테일들이라도, 커다란 완결성과 유기적 흐름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될 때는 과감히 버릴 줄 아는 작가들이라는 점이다.
2023. 3. 17. 음악
아바, “Don’t Shut Me Down”: <뮤리엘의 웨딩>이라는 영화가 있는데, 친구나 주변 사람들에게서 인기가 전혀 없는 주인공이 종일 아바 음악만 듣는다. 한때 나도 뮤리엘처럼 아바 음악만 들었던 때가 있는데, 이번에 수십년 만에 나온 신곡이 그동안 들었던 곡보다 더 좋았다. 뮤직비디오는 썩 만족스럽지 않지만, 노랫말이 잘 보이니까 그점은 좋다.
2023. 3. 17. 동물
시고르자브종은 사랑이다. 결혼 직후 아내와 평창 알펜시아 스키장에 가면서 진부령 입구 식당에서 보았던 강아지들이 아직도 생각난다. 아내 역시 종종 그 이야기를 한다. 아이를 간절히 바라던 시기라서 강아지들이 더 사랑스럽게 여겨졌을 것이다.
2023. 3. 16. 음악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Waltz No. 2″: 묘하게 느와르 분위기가 나는 건 느와르 영화 음악이 이 곡 분위기를 차용해서일까? 쿵작작 쿵작작 다음에는 금세 분위기가 다시 밝아졌다가 뭔가 수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쪽으로 다시 바뀌는 듯함.
Angèle – Eels x Richard Cocciante | A Take Away Show 뮤지션 ‘앙젤’의 매력에 빠지게 한 곡. 사람들을 위로하는 데에 많은 것이 필요치는 않다. 필요한 건 그저 과하게 친절하지 않은 차분한 눈길과 공감하는 태도뿐.
바네싸 빠라디, “La seine” [라 쎈] (센 강) 관객의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후크송의 매력. 영화 <몬스터싱어> OST.
Kelly Clarkson, “Stronger”: 아리아나 그란데가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예쁘게 커버한 버전이 큰 인기를 끌었는데, 그래도 역시 이 노래는 씩씩하게 불러야지.
2023. 3. 15. 음악
김대영, “별 헤는 밤”(윤동주 시, 조범진 곡) | 고우림 버전 | 이 곡을 커버하여 부르는 가수들 중에 “내 이름자 묻힌 언덕…”의 ‘이름자’(이름字)를 [이름자]라고 발음하는 이들이 많은데, 원곡자처럼 [이름짜]라고 발음해야 한다. ‘올읽쓰’에 “윤동주 시 “별 헤는 밤” 기억 순서와 암송 방법“을 올리고 나서, 관련 영상에 뜬 이 곡을 알게 되었다.
김광민, “학교 가는 길”: 예전에는 그렇게 가기 싫었던 학교지만, 역병이 돌면서 학교에 가는 것의 소중함을 사람들이 깨달았다. 모든 감염병의 위험이 사라지고 마스크 없이 서로 환하게 웃으며 동무들과 손잡고 등교하는 날의 느낌은 이 곡과 같을 것이다.
<포카혼타스> 원곡을 한국어로 번역한 “바람의 빛깔”은 원뜻 의도와 분위기를 한껏 살리면서도 도착 언어의 묘미까지 잘 살린 ‘의역’의 이상향인 듯하다. “~ 그 한적 깊은 산속 숲소리와 바람의 빛깔…” 부분이 참 좋다.
2023. 3. 12. 음악
센스(S.E.N.S.), “風のように” [카제노요우니] (바람처럼): 고단하게 살아온 삶, 그 우수 어린 풍경을 회고하는 시간이 소중하다. 언젠가 고향 제천고등학교 바람 부는 밤 언덕, 훌륭한 시인이 되리라 다짐했던 그곳에서 이 곡을 듣고 싶다. 시인은 되지 못했지만 다른 방식으로 꿈은 실현되어가고 있다.
스텔라 장, “L’Amour, Les Baguettes, Paris” [라무ㅎ/레빠겟/빠히] (사랑이고 바게트겠지, 파리): 링크한 것은 스텔라 장의 노래와 “비포선라이즈/비포선셋”을 모두 사랑하는 어떤 팬이 편집한 버전이다. 들으면 사랑이 샘솟는 마법 같은 음악의 힘. 내 안에 사랑이 충만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걸 깨달은 후로는 요즘 점점 더 많이 음악을 듣는다. 음악은 위대하다. 무궁무진하고 아득한 세계다. 그 세계를 활짝 열어준 스텔라 장에게 감사하다.
2023. 3. 11. 음악
미레유 마띠유, “La dernière valse” [라/데르미네/발ㅆㅓ] (마지막 춤): 음악으로 만든 완벽한 3분짜리 드라마. 이 곡은 수없이 듣지만, 미레유 마띠유의 다른 곡들은 내게 잘 안 맞는 것 같다. 에디트 피아프도 그렇고 과하게 굴리는 프랑스어 발음이 아직 적응이 안 된다. 다른 가수들은 그렇게까지 R 발음을 굴리는 것 같진 않다. 까흘라 브뤼니 | 프랑수아즈 아흐디 | 프랑스 걀. 프랑스어가 모어인 가수가 독일어로 예쁘게 노래를 부르면 이런 모습이다.
음악 임시 보관함
사이토 유키, “卒業” [소쯔교] (졸업): 노랫말이 기가 막히게 절묘하고 아름답다. 일본다운 장면들을 엮어서 인간의 보편 정서를 담았다.
Christina Perri, “A Thousand Years”: 차곡차곡 쌓여가는 시간을 음악에 담다.
이브 몽땅, “Les Feuilles Mortes” [레/풰이/모ㅎ] (고엽, 낙엽): 멋있는 거 혼자 다하네… 하고 부러워하면서 듣는 노래. 낭송 부분의 간지가 특히나…
앤드류 버드, “Sisyphus”: 휘파람 소리가 정말 멋지게 잘 어울린다.
루안느, “Si t’étais là” [씨/떼떼/라] (당신이 있었더라면): 도입부가 김경호 “아무때고 네게 전화해”를 떠올리게 한다. 아무렴 어떤가, 자연스러운 감정의 고조가 좋다.
자즈, “La pluie” [라 쁠뤼] (비): 일요일 오전 어느 카페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있는데 소나기가 세차게 내리고 기분이 상쾌해지는 느낌…
핑크 마티니, “Sympathique” [썽빠띡] (친숙한): 귀엽고, 때로는 장난스러우면서도 유쾌한… 이런 분위기가 있기에 삶이 즐거워지는 거겠지.
클로드 프랑수아, “Comme d’habitude” [꼼/다비뛰ㄷ] (습관처럼):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 웨이”의 원곡. 절규하듯 고조되는 반복이 무엇을 표현하는 것인지 궁금할 때가 있다. 약간 과하지만 뭐 어때.
윤하, “사건의 지평선”: 포토샵의 레이어 기능을 처음 알았을 때의 경이로움? 각 레이어들이 다 멋지네. “익숙함에 진심을 속이지 말자” 구절이 인상적이네. 솔지가 커버한 버전도 좋다.
날스 바클리, “Crazy”: SNS에서 고음 변주 따라부르기 챌린지로 더 유명해짐. 기교에도 감탄하지만, 음악의 세계가 참 다양하구나… 그런 생각도 들게 한다.
Barbra Streisand, “Memory”: 올타임 넘버원
Mandy Moore & Zachary Levi (Ost.Tangled/Rapunzel) – I See The Light: 아름다움 그 자체
장국영, “當年情”(당년정, ‘그때의 정’): 추억은 힘이 세다. 중학생 때부터 늘 궁금했다. “당초 완징 조용히“가 무슨 뜻일지… 번역된 영상을 보니 “그때의 따뜻함이 다시 느껴지고”라는 뜻이었다. 당초의 따뜻함이 조용히 느껴지고, 정도로 대타협을 이루자고 멋대로 생각해본다.
Alan Walker, “All falls down”: 2018년에 팝송 커버 채널 J.Fla를 통해 알게 됐다. 완벽한 구성과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멜로디에 중독돼 버렸다. 분위기가 사뭇 다른 “Faded“와는 뭔가 켤레쌍을 이루는 것 같다. “The Spectre“를 들으며 내가 디스코 음악을 좋아한다는 걸 다시 확인했다. 예컨대 London Boys, “Harlem Desire”
히사이시 조, “마녀배달부 키키: 바다가 보이는 마을”: 작곡가의 저 즐겁고 밝은 표정에서 지브리 명곡들이 나온 거겠지. “하늘을 나는 사람” “인생의 회전목마”…
Betsy & Chris, “白い色は恋人の色”[시로이이로와/코이비토노이로](하양은/사랑의색깔): ‘이오’ 발음이 계속 반복되며 변주되어 듣기에 한없이 편하고 푸근하다. 노랫말에 운율이 멋지게 얹히면 이런 모습이 되는구나.
Luciano Pavarotti sings “Nessun dorma” from Turandot: 파바로티, 그 이상의 설명은 무의미.
Think of Me – Emmy Rossum | <남자의 자격>에 나왔던 배다해 버전, 본방송 보면서 ‘저런 게 천상의 목소리구나’ 했었다.
“지금 이 순간” 홍광호 버전: 진행자인 황수경 아나운서가 이 곡을 듣고 감동하여 다음 멘트를 잠시 머뭇거렸다.
앤 마리, “2002″: 모든 것이 완벽한 노래, 죽기 전에 나도 이런 완벽한 작품 하나 만들고 싶네.
김광민 피아노 연주곡: “학교 가는 길” “지금은 우리가 멀리 있을지라도”: 작곡자를 닮은 음악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선한 음악은 사람을 선하게 만들 것이다.
Sarah Brightman & Antonio Banderas, “The Phantom of The Opera“: 최고 가수가 연기까지 잘 하고, 최고 배우가 노래까지 잘 하면? 그리고 그 둘이 듀오를 이룬다면 이런 퍼포먼스가 가능하다.
판타스틱 듀오 장윤정 & 서병순, “초혼”: 가수는 슬픈 노래를 울면서 부르면 안 된다는 말이 있는데 그런 게 어딨어, 진심을 다해 부르면 되는 거야.
자드, “負けないで”[마케나이데[(지지 말아요): 아름다운 노래에 가창 실력에 미모까지 더해지면?
나탈리 임브룰리아, “Torn”: 연속해서 50번 쯤 들었던 것 같다. 묘하게 슬프면서도 아름답다.
로이 오비슨, “Only the lonely”: “Pretty women”이 가장 유명하지만 난 이 곡이 훨씬 좋다. 작은 재즈바에 일급의 세션들이 연주해주어야 할 듯한 띵곡이다.
존 덴버, “Take Me Home, Country Roads”: 난 컨트리 음악도 아주 좋아하는데 이 곡이 시작이었어. 유미의 마녀배달부 키키, 테일러 스위프트… 좋아하게 된 건 다 존 덴버부터였지.
X-재팬, “Tears” “Endless rain”: 대놓고 표절한 녹색지대가 너무 혐오스럽다. 다나카에게 고맙다. 녹색지대가 조금 덜 떠오른다.
피터, 폴, 앤 매리, “500 Miles”: 느릿느릿한 템포가 한없이 부드럽다.
클린 밴딧, “Symphony”: 감동적인 뮤지컬 한 편.
Pet Shop Boys, “Go West” : YMCA의 속편 같은 곡.
첸, “우리 어떻게 할까요”: 나는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에 홍대 주변에서 살았는데 이 곡을 들으면 그 시절 어느 주점으로 소환된다. 난 왜 그렇게 많이 취했던 걸까…
잔나비,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Europe, “The Final Countdown”
프렌치팝: 앙젤, 조이스 조나땅, 엠마 뻬떼흐…
6-70년대 디스코 Village People, “YMCA”, “Go west”. The Nolans의 “I’m in the mood for dancing”, Boney M의 “다들 이불 개고 밥먹…” 등등. 6-70년대 일본 포크송: Hi-fi Set, 마츠토야 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