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핑커(Steven Pinker) 지음, 김한영·문미선·신효식 옮김, «언어본능», 동녘사이언스, 2015(2008).
원제: The Language Instinct
언어가 본능과 흡사하다는 가장 유명한 주장을 한 사람은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다. 그는 처음으로 이 시스템의 속살을 드러내보였으며, 오늘날의 언어학과 인지과학 혁명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 ··· 촘스키는 어린아이들이 모든 언어들의 문법에 공통된 하나의 설계도, 즉 ‘보편문법’을 선천적으로 갖추고 있으며, 이 보편문법을 통해 아이들은 부모의 말에서 통사론적 유형을 포착해 낸다고 주장했다. – 29
우리가 색깔을 보는 방식이 우리가 그 색깔을 표현하는 단어를 익히는 방식을 결정하는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다. – 93
인류학적 유언비어와 관련하여 아마 언어와 사고에 대한 어떤 논란도 에스키모 어휘 날조 사건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흔히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에스키모인들은 눈에 대해 영어 화자들보다 더 많은 어휘를 가지고 있지 않다. … 1911년 보아스는 별 생각 없이 에스키모인들은 눈에 대해 서로 무관한 네 가지 어근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워프는 그 수를 7개로 불렸고,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암시했다. 그의 글은 여러 곳에 실렸고, 마침대 언어학 관련 교과서와 대중서적들에까지 인용되었다. 이를 계기로 다른 교과서, 글, ‘깜짝 지식’ 유의 신문칼럼 등을 거치며 이 수치는 계속 부풀려졌다. – 95
현대조각가인 제임스 설스는 침대에 드러누워 음악을 들으면서 작품을 구상한다. 그는 마음의 눈을 통해 이쪽 팔 저쪽 팔을 붙였다 떼었다 하고 상들이 구르고 뒹구는 것을 보면서 작품을 구상한다. – 105
언어본능의 이면에 있는 … 신비는 촘스키의 등장을 예고한 빌헬름 폰 훔볼트가 한 말에서 포착된다. 그는 언어가 “유한한 매체를 무한히 이용한다.”라고 했다. … 우리는 단어들의 순서와 생각의 조합을 서로 번역하기 위한 어떤 기호체계를 사용하고 있다. 이 기호체계 혹은 규칙집을 생성문법이라고 한다. … 이것을 학교문법이나 문장론의 문법과 혼동하지 말기 바란다. – 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