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George Orwell), 정회성 옮김, «1984», 민음사, 2015(2003).

흰 건물의 전면에는 윈스턴이 서 있는 곳에서도 훤히 보이는 당의 세 가지 슬로건이 우아한 필체로 쓰여 있었다.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
– p. 13

윈스턴이 일하는 기록국에서 직원들이 맞은편에 커다란 텔레스크린이 설치되어 있느 사무실 한가운데로 의자들을 끌어 모아놓고 ‘이 분 증오’(Two Minutes Hate)를 준비했다. ··· 이 분째로 접어들자 ‘증오’는 광적으로 변했다. ··· 인간은 때에 따라서 의식적으로 증오의 대상을 바꿀 수 있다. – p. 20

인간은 때에 따라서 의식적으로 증오의 대상을 바꿀 수 있다. – p. 27

윈스턴은 문고리를 잡고서야 일기장을 책상 위에 그대로 펼쳐놓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빅 브라더를 타도하자.’라고 큼직하게 쓰여 있는 글씨가 문 쪽에서도 훤히 보였다. 그야말로 바보 같은 짓이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잉크가 마르지 않은 페이지를 덮어 크림색 노트를 더럽히고 싶지는 않았다. – p. 33

“교수형 보고 싶어! 교수형 보고 싶단 말이야!”
여자아이가 깡충깡충 뛰며 보챘다.
– p. 38

그는 책상으로 돌아가 펜에 잉크를 묻히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미래를 향해, 과거를 향해, 사고가 자유롭고 저마다의 개성이 서로 다를 수 있으며 혼자 고독하게 살지 않는 시대를 향해, 진실이 존재하고 일단 이루어진 것은 없어질 수 없는 시대를 향해.
획일적인 시대로부터, 고독의 시대로부터, 빅 브라더의 시대로부터, 이중사고의 시대로부터 – 축복이 있기를!
– p. 44

윈스턴은 잠을 깨면서 ‘셰익스피어’라고 중얼거렸다. – p. 48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한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 이것이 당의 슬로건이다. – p. 53

“낱말을 없애는 건 대단히 매력적인 일이지. ··· ‘좋은’(good)이라는 낱말을 예로 든다면, 그 반대말은 ‘안 좋은’(ungood)이라고 하면 되지. ··· ‘탁월한’(excellent)이니 ‘훌륭한’(splendid) 같은 모호하면서 쓸모도 없는 말들이 수두룩하게 있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더 좋은’(plusgood)이라는 말이면 충분하고, 이걸 더욱 강조하고 싶으면 ‘더욱더 좋은’(doubleplusgood)이라고 하면 될 것이네.” ··· “자네는 신어를 만든 목적이 사고의 폭을 좁히는 데 있다는 걸 모르나? 결국 우리는 사상죄를 범하는 것도 철저히 불가능하게 만들 걸세. 그건 사상에 관련된 말 자체를 없애버리면 되니까 간단하네.” ··· “구어에 대한 지식은 모두 사라질 걸세.” – p. 74

“과거의 모든 문학도 없어질 거고. 초서, 셰익스피어, 밀턴, 바이런 같은 작가들은 신어로 번역된 상태에서만 존재하게 될 것이네. 그것도 단순히 신어로만 바뀌는 게 아니라 내용도 바뀌고, 의미조차 반대로 바뀌어버릴 걸세. ··· 요컨대 정통주의란 무의식 그 자체일세.” – p. 77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무산계급에만 있다.(라고 윈스턴은 썼다.)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틀림없이 무산계급에만 있다. 왜냐하면 오세아니아 인구의 85퍼센트를 차지하는 그 우글거리는 피압박 대중만이 당을 파괴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p. 98

그들은 의식을 가질 때까지 절대로 반란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며, 반란을 일으키게 될 때까지는 의식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 그는 이렇게 썼다. – p. 100

모든 것이 안개 속처럼 희미했다. 과거는 지워졌고, 지워졌다는 사실마저 잊혀서 허위가 진실이 되어버렸다. – p. 105

신어에는 아직도 ‘free’라는 낱말이 남아 있다. 하지만 이 말은 … ‘This field is free from weeds.(이 밭에는 잡초가 없다.)’라는 식의 문장에만 사용될 수 있을 뿐, ‘politically free(정치적으로 자유로운)’…라는 옛날식 표현으로는 사용될 수 없다. 왜냐하면 정치적·지적 자유란 이제 더 이상 그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 p. 419

당원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자기들 이외의 민족들은 모두 ‘거짓 신’을 숭배한다고 믿었던 고대 히브리인들과 유사한 사고 방식을 갖는 것이다. – p. 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