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郎), 이애숙(옮김), «오키나와 노트», 삼천리, 2012.

… 후루켄 소켄 시가 일본청년관에서 급사했다. 일본청년관은 그가 평생을 바친 오키나와 반환운동의 거점이었다. … 소켄 씨의 죽음에 대한 진정한 애도는 그의 분노를 공유하기 위한 노력으로 가능함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의식 있는 오키나와 현민의 분노이다. – p. 8

… <오카와의 복수>에 나오는 대사, “죽는 순간까지 이게 마음에 걸려 죽을 수가 없어”를 환기시키는, 죽은 자의 참담한 분노를 공유하면서 소켄 씨를 애도할 뿐이다. – p. 16

‘나는 왜 오키나와에 가는가?’라는 내면의 목소리는 ‘너는 왜 오키나와에 오는가?’라고 거절하는 오키나와의 목소리와 겹치며 언제나 나를 혼란에 빠뜨린다. … 오키나와 여행으로 내가 좋아하게 된 사람들의 더 없는 친절함과 공존하는 단호한 거절이 있기에 참으로 난처하다. – p. 18

샌프란시스코조약 제3조로 오키나와를 인신공양하고, 오키나와 민중을 핵무기 공포 확산의 희생양,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침묵의 희생양으로 꽁꽁 묶어 놓은 본토 정부가 지금껏 보여 준 태도가 바로 그 증거이다. 일본 정부는 아직도 오키나와 핵기지를 확실하게 인정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지 않다. – p. 63

나는 오키나와를 기준으로 삼아 일본인으로서 자기 검증을 하기 위해서 이 노트를 썼다. 하지만 점점 논리적으로 완결시켜 끝마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 ‘유약한’ 내가 물러서지 못하도록 옆에서 채찍질 하는 글을 적어 두고 싶다. – p. 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