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Πλάτων), 이상인 옮김, «메논», 정암학당, 2010(2009).

메논: 탁월함은 가르쳐질 수 있는 것입니까? 아니면 가르쳐질 수는 없고, 수련될 수 있는 것입니까? 아니면 수련에 의해서나 배움에 의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본성적으로 사람들에게 생기거나 아니면 다른 어떤 방식으로 생기는 것입니까? (70a)

메논: 당신께서는 주술을 걸어 저를 호리고 현혹하며 전혀 꼼짝 못하게 한 나머지 지금 저는 난관으로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 당신께서는 외모나 다른 측면들에 있어서 전적으로 바다에 사는 넓적한 저 전기가오리와 아주 비슷합니다. 왜냐하면 이것 역시 접근하거나 접촉하는 것을 항상 마비시키지만, 제가 보기에는 당신께서도 지금 제게 그와 같은 뭔가를 가했기 때문입니다.” (80a)

소크라테스: 메논, 자넨 참 교활하군. 하마터면 자네에게 속을 뻔했네. ··· 나는 말일세, 전기가오리 자체가 그렇게 마비되어 있으면서 다른 것들을 마비시키는 것이라면, 물론 그것과 비슷하네. 그러나 그게 아니라면, 비슷하지 않네. 왜냐하면 나 자신은 난관을 벗어날 길을 알면서 다른 사람들을 난관에 빠뜨리는 것이 아니라, 그 누구보다도 나 자신이 난관에 빠져 있으면서 다른 사람들 역시 난관에 빠뜨리기 때문이네. (80c)

소크라테스: 이 변 자체가 2피트이고 이 변이 2피트라면, 전체는 몇 제곱피트이지?
노예: 4입니다.
소크라테스: 그러면 이 도형의 면적의 두 배이면서 이 도형처럼 네 선분의 길이가 모두 같은 다른 도형이 생길 수 있지 않겠니? … 그러면 그것은 몇 제곱피트일까?
노예: 8입니다.
소크라테스: … 각 선분의 길이가 얼마일지 말해 보도록 해라. … 저 두 배가 되는 도형의 선분은 뭔지?
노예: 당연히 두 배죠.
소크라테스: 메논, 자넨 보고 있지? 내가 이 아이에게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고, 모든 것을 묻기만 한다는 걸 말일세. 그리고 지금 이 아이는 8제곱피트 면적의 도형을 생기게 할 선분이 어떤 것인지를 안다고 생각하네. (82c~e)

소크라테스: 그런데 8제곱피트의 도형은 어떤 선분으로부터 생기지? … 2피트 길이의 이 선분보다는 더 길지만 4피트의 선분보다는 더 짧아야만 하지 않겠니? … 그 길이가 얼마라고 네가 주장하는지 말해 보거라. … 그 선분의 길이를 수로 계산하고 싶지 않다면, 어떤 선분으로부터인지라도 보여 줘 봐라.
노예: 저로서는 알지 못합니다. (83c~e)

소크라테스: 처음에 이 아이는 8제곱피트 도형의 선분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했네. 지금도 아직 알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야. 그러나 그땐 적어도 그것을 안다고 생각했고, 또 안다고 생각했기 대문에 대담하게 대답했으며, 난관에 빠져 있다고 믿지도 않았네. 그러나 이제 비로소 난관에 빠져 있다고 믿고, 또 알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듯이 알지 못한다고 생각하네. … 그렇다면 전기가오리처럼 그를 난관에 빠뜨리고 마비되게 만들었다고 해서, 우리가 그에게 어떤 해를 입힌 것은 아니지? … 결국 마비됐던 게 이로웠던 거지? (84a~c)

소크라테스: … 탁월함에 관해서도, 우리는 그것이 무엇인지도 그것이 어떤 것인지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가설을 세우고 나서 우리 함께 이것을, 즉 그것이 가르쳐질 수 있는 것인지 가르쳐질 수 없는 것인지를 살펴보도록 하세. (87b) 용기의 경우를 보세. 그것이 앎이 아니라 일종의 대담함과 같은 것이라면, 사람이 지성 없이 대담할 때는 자신에게 유해하지만 지성을 가지고 대담할 때는 자신에게 유익한 게 아니겠나? … 그러므로 탁월함이 영혼 속에 있는 것들 가운데 하나이고 필연적으로 유익하다면, 그것은 앎이어야만 하네. 왜냐하면 영혼에 관련된 모든 것들은 그 자체가 유익하지도 유해하지도 않지만, 앎이 더해지느냐 무지가 더해지느냐에 따라 유익하게도 유해하게도 되기 때문이지. (88b~d)

소크라테스: … 탁월함은 누구든 그것이 생기는 사람에게 신적인 섭리에 의해 생기는 것으로 우리에겐 보이네. 그러나 탁월함이 사람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생기는가에 앞서 먼저 탁월함 그 자체가 그 자체에 있어서 도대체 무엇인가를 탐구하도록 노력할 때 비로소 그것에 관해 확실한 것을 알게 될 걸세. (100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