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Πλάτων), 전헌상 옮김, «파이돈», 정암학당, 2015(2013).

파이돈: …태도에 있어서나 말에 있어서나 얼마나 의연하고 고결하게 최후를 맞이하시던지, … 그는 그곳에 이르러서도 잘 지내시게 되리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 제겐 비통한 자리에 있을 때에 어울릴 법한 연민의 감정이 거의 들지 않았고, 철학을 하면서 우리가 느끼곤 했던 즐거움 역시 들지 않았습니다. – 59a

“이보게들, 사람들이 즐거움이라고 부르는 이것은 얼마나 기이한 어떤 것인 듯싶은지! 그것은 그것에 반대된다고 생각되는 것, 즉 고통과는 얼마나 놀랍게 연관되어 있는지! 이 둘이 사람에게 동시에 일어나려 하지는 않을 텐데도, 만일 누군가다 둘 중 하나를 좇아 그것을 취하면 필연적으로 늘 다른 한쪽도 취하게 되기 마련이거든. 마치 그 둘이 한 머리에 붙어 있는 것처럼 말일세.” 그는 말했습니다. “나는 만일 아이소포스가 그 생각을 했다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지었을 거라고 생각하네. 신이 그것들이 다투는 것을 화해시키고자 했지만 그럴 수가 없자 그것들의 머리를 하나로 묶어 버렸고, 이런 이유로 둘 중 어느 한쪽이 일어난 사람에게는 나중에 다른 한쪽도 따라오게 되는 것이라고 말일세.” – 60c

“자, 이것들이 내가 설명한 그대로라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지성을 가진 사람에겐 적절치 않은 일이네.” – 114d

“크리톤, 우리는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닭 한 마리를 빚지고 있네. 부디 갚아 주게. 잊지 말고.” “그렇게 하지.” 크리톤이 말했습니다. “이것이 우리 벗의 최후였습니다, 에케크라테스. 우리는 말할 겁니다. 그는 당시 우리가 겪었던 사람들 중 가장 훌륭하고, 무엇보다도, 가장 현명하며 가장 정의로웠노라고.” – 118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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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클레피오스는 아폴론과 님프 코로니스 사이에서 태어났다. 뛰어난 의술 때문에 그가 인간을 불멸의 존재로 만들 것을 두려워한 제우스가 벼락으로 죽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일리아스>에서는 단순히 유능한 의사로 묘사되고 있지만 훗날 의술의 신으로까지 신격화되었다.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닭 한 마리를 빚졌다는 소크라테스의 말은 통상 삶이라는 병으로부터 자신이 낫게 된 상황에 대해서 의술의 신에게 감사를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 역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