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 «세월호, 그날의 기록», 진실의 힘, 2016.
진실을 밝히는 작업은 지금 있는 기록과 자료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성과는 성과대로, 한계는 한계대로,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해야만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 p. 6
선원의 임무를 다한 사람은 사무장 양대홍 씨와 하급 선원 정현선, 박지영, 안현영 씨뿐이었습니다. – p. 7
세월호 운항관리규정을 보면, 비상상태에서 조리부 직원은 여객부 선원과 함께 승객을 안전한 곳으로 유도하는 임무를 맡는다. 하지만 김종임과 최찬열은 가장 먼저 도주했다. 헬기 대원들은 처음으로 ‘구조한’ 두 사람에게 아무 말도 걸지 않았다. – p. 35
박한결이 계속 울고만 있어 별다른 대화를 나눌 수 없었다. – p. 74
해경 대원들은 소형 어선 전복 사고 때와 다름없이 구조 준비에 나섰다. … 모든 구조 계획은 세월호 탑승객들이 이미 해상으로 탈출해 있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짜였다. – p. 87
선장의 지시를 받은 둘라에이스호 선원 8~9명이 선수, 중앙, 선미에 배치돼 구조 준비를 끝냈다. – p. 99
순간순간 점점 더 위급해지는 상황에서 해경 본청 상황실은 무려 2분 22초나 현장지휘관을 붙들고 꼬치꼬치 보고를 받았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이었다. – p. 124
조기수 김규찬은 작업복 색상 때문에 ‘오렌지맨’이라고 불렸다.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흰색 장갑을 끼고 있어 ‘고도로 훈련된 폭파요원’이라는 의혹을 일기도 했다. 김규찬은… “배가 침몰하여 물에 빠져 헤엄을 치게 되면 체온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스즈키를 입고 모자와 등산화를 착용했다”고 진술했다. – p. 126
조타실 선원들이 도주하던 9시 45분, 강혜성은 바깥 상황을 확인하지도 않은 채 다시 한 번 승객들을 주저앉혔다. // “현재 위치에서 안전하게 시다리시고 더 이상 밖으로 나오지 마시기 바랍니다. 현재 위치에서 안전하게 기다리시고 더 이상 밖으로 나오지 마시기 바랍니다.” – p. 138
10시 3분경 사무장 양대홍 씨는 아내의 전화를 받았다. 상황이 어떠냐는 질문에 양 씨는 꼭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끊었다. // “배가 많이 기울어져 있어. 수협 통장에 모아둔 돈이 있으니까 큰아이 등록금으로 써. 지금 아이들 구하려 가야 해. 길게 통화 못 해. 끊어…” – p. 149
두 학생을 끌어올리던 해경이 말했다. // “존나 늦게 올라오네, 씨발. 이 새끼 존나 무거워.” / “죄송해요.” // 구OO 학생은 달리 대답을 하지 못했다. – p. 159
9시 19분 YTN 보도로 사고 소식을 안 청와대는 그 뒤 2~3분마다 전화해 영상과 구조 인원수를 보고하라고 채근하고 있었다. – p. 175
진도VTS는 변칙으로 근무했다. 밤에는 1명에게 모든 관제 업무를 떠맡겼다. … 나머지 3명은 쉬거나 잤다. … 세월호 사고 직전, 야간 변칙 근무가 들통났다. … 기선영 등 관제사 3명에게 경고 조치가 내려졌다. … 그러나 진도VTS는 변칙 근무를 고치기는커녕 더욱 조직적이고 은밀한 방법으로 대응했다. / 당시 변칙 근무가 드러난 이유는 1섹터 관제사가 2섹터 관제 구역의 선박과 교신한 뒤 교신일지에 직접 적었기 때문이다. – p. 1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