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진석용 옮김, «신기관», 한길사, 2016(2001).

… 고대 그리스인[초기의 자연철학자...]들은 … 독단의 교만에 빠지지도 않았고, 회의론의 절망에 빠지지도 않은 속 깊은 사람들이었다. … 연구 대상을 끝까지 부여잡고 자연과의 대화를 계속했다. 무엇을 알아낼 수 있을까 하는 문제는 토론으로가 아니라 경험으로 결정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 p. 33

인간의 정신활동은 감각활동에 뒤이어 일어나게 마련인데, 일단 정신활동이 시작되고 나면 최초의 감각활동이 닫히고 마는 경향이 있다. … 정신은 매일매일의 생활습관 때문에 그릇된 사설에 오염되어 있으며, 심지어 허망한 ‘우상’에 사로잡혀 있다. – p. 34

완전한 지식을 얻고 싶거든 우리가 여기에서 제시한 길로 조금이라도 직접 나아가보라는 것이다. 경험에 의해 명백하게 드러나는 자연의 섬세함을 직접 느껴보라는 것이다. – p. 38

인간은 자연의 사용자 및 자연의 해석자로서 자연의 질서에 대해 실제로 관찰하고, 고찰한 것만큼 무엇인가를 할 수 있으며 이해할 수 있다. 그 이상의 것은 알 수도 없고, 할 수도 없다. – 제1권 1.

도구를 쓰면 손의 활동이 증진되거나 규제되는 것처럼, 인간의 정신도 도구를 사용하면 지성이 촉진되거나 보호된다. – 제1권 2.

인간의 지식이 곧 인간의 힘이다. 원인을 밝히지 못하면 어떤 효과도 낼 수 없다. – 제1권 3.

현재의 논리학은 진리를 탐구하기보다는(통속적인 개념에 근거를 두고 있는) 오류들을 오히려 강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이로움은 없고 해롭기만 하다. – 제1권 12.

삼단논법은 학문의 원칙으로도 적합하지 않으며, 중간 수준의 공리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 삼단논법은 인간의 동의를 얻어낼 수는 있을지언정 대상[자연]에 적용될 수는 없다. – 제1권 13.

* 역주: 모든 연역논증이 그러한 것처럼, 대전제와 소전제의 진리성은 그 논증 자체로는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삼단논법 밖에서 가져와야 한다. … 타당한 연역논증이 알려주는 것은 대전제와 소전제가 참일 경우 결론도 반드시 참이라는 것뿐이다.

… 참된 귀납법만이 우리들의 유일한 희망이다. – 제1권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