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원칙과 방법

과거의 화폐를 일관성 있게 현재의 원화 가치로 환산하는 일은 쉽지 않다. … 무엇보다 ‘원’이라고 자국화 번역을 해버리면 일본 작품이란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일본의 화폐 단위는 그대로 쓰되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살려 그 가치의 크고 작음에 비중을 두는 번역을 권하고 싶다. …’기껏해야 고작’의 의미를 가진 ‘겨우’라든지 ‘~밖에 안 된다’는 표현으로 그런 느낌만 살려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 유은경, <소설 번역 이렇게 하자>, 향연, 2012, p. 66.


중역의 위험성

네덜란드어 안트베르펀(Antwerpen) => 영어로 Antwerp => ‘앤트워프’로 번역(X)
독일어 프로이트(Freud) => 영어식으로 발음하여 ‘프로이드’로 번역(X)
라틴어 림파(lympha) => 영어로 lymph => 중국어로 淋巴[línbā] => 한국식 한자 읽기로 ‘임파’(X)
일본어 黒澤明(くろさわ あきら) => 로마자 표기 Akira Kurosawa => ‘아키라 구로사와’로 번역(X)
프랑스어 원제: ‘라 담 오 카멜리야’(La Dame aux Camélias, 동백꽃 여인) => 이탈리아어 번역: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 길 잃은 여인) => 일본어 번역: ‘쓰바키히메’(椿姬) => 한국어 번역: 일본식 한자를 음차하여 ‘춘희’


* 토머스 미사(Thomas J. Misa), «다빈치에서 인터넷까지», 글램북스, 2005.

… 실용성이 거의 없는 박쥐의 날개를 모방하여 만든 나는 기계, … – p. 47
→ 박쥐 날개를 모방한 비실용적 기계

우리는 이탈리아의 유명한 고급 유리와 화려한 실크 산업, 베네치아의 아스날과 같은 인상 깊은 환경이 궁정의 독점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구성되었다는 것을 쉽게 알아챌 수 있다. – p. 67
→ (‘베네치아의 아스날’이 아니라 ‘아르세날레 디 베네치아’ 조선소)


* 찰스 킨들버거(Charles P. Kindleberger), «경제 강대국 흥망사 1500-1990», 까치, 2014(2004).

경제적 선두(economic primacy)라는 용어에 대해서 약간의 설명이 필요할 듯하다. – p. 27

→ 이 책의 원제(World economic primacy)로 쓴 ‘경제적 선두’(economic primacy)라는 용어에 대해 약간 설명이 필요할 듯하다.


- 켄 제닝스, <<맵헤드>> 중.

→ 과잉 번역 같다. 모두 ‘에스’(S)로 시작한다고 옮기는 게 좋다.


* 레이먼드 챈들러(지음), <<깊은 잠>>, 나무그늘, 2010.

** 누가 알든 말든 상관 없다. 옷 잘 입는 사설탐정(私設探偵)에게는 당연한 일이니까. – p. 5

- 한글 표기인 ‘사설탐정’만으로 독자가 쉽게 뜻을 알 수 있으므로 한자를 병기할 필요가 없다.

** “나는 샴페인(champagne)을 섞어 마시곤 했지. 포지 골짜기의 날씨처럼 차가운 샴페인 글라스(glass) 밑에 브랜디를 3분의 1정도 섞어서 말이야. 코트(coat)를 벗어도 좋소.” – 같은 책, p. 11

- 한글 표기만으로 독자가 쉽게 뜻을 알 수 있으므로 ‘샴페인’과 ‘글라스’와 ‘코트’의 원어를 병기할 필요가 없다.

** “그는 돼지처럼 땀을 흘렸고, 브랜디를 쿼트(1쿼트=0.946324리터) 단위로 마셨지.” – 같은 책, p. 14

- 단위를 소수점 여섯째 자리까지 환산한 건 과잉 해설이다.

“그는 돼지처럼 땀을 흘렸고, 브랜디를 리터 단위로 마셨지.”

** “카멘은 파리 날개나 뜯기 좋아하는 어린아이(child)야.” – 같은 책, p. 17

- ‘child’를 병기할 이유가 없다.

** 일당(a day:日當)으로 하루에 25달러씩 받습니다. 그리고 일을 하면서 쓰게 된 소요경비(expense:所要經費)는 추가됩니다.” – 같은 책, p. 20

‘일당’과 ‘소요경비’라는 한글 표기로 충분하므로 원어와 한자어를 병기할 필요가 없다.

** 노리스 집사는 나와 2피트(0.6096미터)쯤 떨어진 곳에서 멈춰 서서, 진지하게 말했다. – 같은 책, p. 21

- 단위를 소수점 넷째 자리까지 환산한 건 과잉 해설이다.

노리스 집사는 나와 두 걸음쯤 떨어진 곳에 멈춰 서서, 진지하게 말했다.

** “양쪽 벽에서 벽까지 깔려 있는 흰 색 카펫(carpet)은, 마치 애로헤드 호수에 갓 내린 눈처럼 보였다··· 상아색(ivory)의 가구는 크롬으로 덮여 있었다. 흰 카펫 위에 늘어뜨려진 거대한 상아색 커튼은, 창문 쪽에서 1야드(0.9144미터)나 떨어진 곳의 바닥까지 덮고 있었다. 같은 책, p. 23

- ‘카펫’과 ‘상아색’이라는 한글 표기로 충분하므로 원어를 병기하지 않아도 된다.
- 단위를 소수점 넷째 자리까지 환산한 건 과잉 해설이다.

··· 창문 쪽에서 1미터나 떨어진 곳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