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슈 레이놀즈(Matthew Reynolds), 이재만 옮김, «번역», 교유서가, 2017.

언어학자 J. C. 캣퍼드는 번역에 관한 이 진실을 이해하는 … 유익한 방법을 내놓았다. 우리는 번역을 할 때 의미라 불리는 무언가를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나르는 것이 아니다. 외려 ‘주어진 상황에서 교환 가능한’ 단어들을 발견하는 것이다. – 61

… 맥락이 관건이다. 내가 읽고 있던 책에 커피가 담긴 잔을 떨어뜨리고서 “Brilliant!” 하고 소리친다면, 내 말은 단어 ‘brilliant’의 사전적 정의와 아무런 상관도 없다. – 65

롱펠로와 도로시 L. 세이어스는 단테의 작가 정체성에서 각기 다른 측면을 택해 영어로 나타냈다. 세이어스의 독자들은 3운구법 형식의 거장을 만나고, 롱펠로의 독자들은 소박하고 간결한 문체의 애호가를 발견한다. … 둘 다 똑같이 충실하다… – 96

프리드리히 슐라이어마허는 번역은 독자를 저자에게로 움직이든지 아니면 저자를 독자에게로 움직이든지 둘 중 하나라고 말했다. 현대 번역 연구의 용어를 사용하자면, ‘이국화’ 아니면 ‘자국화’다. 그렇지만 세이어스의 번역과 롱펠로의 번역 모두 이 이분법을 넘어선다. … 모든 번역은 이국화와 자국화의 혼합이다. … 요컨대 모든 번역은 사이성(between-ness)이라는 조건에서 작동한다. – 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