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레즈 에이든·장바티스트 미셸 (Erez Aiden, Jean-Baptiste Michel), 김재중 옮김, «빅데이터 인문학», 사계절, 2015.
원제: Uncharted: Big Data as a Lens on Human Culture
13세기 말의 새로운 발명품인 안경은 이탈리아 전역에서 들불처럼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아예 존재하지도 않던 안경이 수십 년 만에 단순히 진기한 물건에서 아주 흔한 물건으로 바뀌었다. – 14
사실 많은 문명이 우리가 종종 문화사와 관련지어 생각하는 위대한 저작물들을 기록하고 후세에 남기는 단계까지 가지 못했다. 고대 사회에서 살아남은 것은 대부분 영수증 더미다. – 18
… 질문 가운데 특별히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왜 우리는 drived라고 하지 않고 drove라고 하나요?”였다. … 장기적 관점을 선택하면, 왜 drived가 아니라 drove를 쓰느냐는 질문은 인류 문화의 진화를 구체화한 힘에 대한 과학적인 탐구가 된다. – 42
drove는 불규칙동사라고 불리는 영어 단어 집단의 일원이다. … 동사 가운데서 불규칙동사는 겨우 3퍼센트에 불과하지만 가장 빈도가 높은 열 개의 동사는 모두 불규칙동사다. … be/was, have/had, do/did, say/said, go/went, get/got, make/made, know/knew, see/saw, think/thought, 이것들은 빈도가 너무 높아서, 당신이 어떤 동사를 사용한다면 그것이 불규칙동사일 가능성은 50퍼센트나 된다. – 53
… 약 1200년 전 고대 영어의 대표적인 문헌인 <베오울프>가 쓰일 때쯤에는 영어 동사의 3분의 1이 새로운 규칙을 따르고 있었다. 오래된 모음전환 규칙은 한번 힘이 빠지기 시작하자 달아나기 시작했고, 신출내기 ‘-ed 규칙’이 그것을 내쫓았다. 그 이후 1000년 동안 불규칙 동사들은 점점 사라졌다. … 오늘날 언어학자들이 뒤늦게 깨달은 바이긴 하지만, 이것이 바로 규칙화라고 부르는 과정이다. 이 규칙화는 아직 진행 중이다. – 55
예를 들어 drink(마시다) 또는 speak(말하다) … 동사들은 반감기가 대략 5400년이다. 이것은 고대 유물의 연대를 측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으로 유명한 동위원소인 탄소14의 반감기(5715년)와 비슷하다. … 현재의 추세가 계속된다면 2500년경에는 불규칙동사 177개 가운데 83개만이 불규칙으로 남을 것이다. – 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