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 스튜어트(Ian Stewart), 김동광 옮김, «자연의 패턴», 사이언스북스, 2010(2005).

인간 정신과 문화는 이런 숱한 패턴들을 인식하고, 분류하고, 이용하는 정형화된 사고 체계를 발전시켜 왔다. 우리는 그것을 수학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 18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종류의 패턴들을 배워 나간다. 인류가 프랙털과 카오스라 불리는 두 가지 패턴을 처음 인식하게 된 것은 불과 30년 전의 일이었다. 프랙털은 점점 더 미세한 구조로 스스로를 복제해 나가는 기하학 도형이다. … 카오스란 그 본질은 전적으로 결정론적임에도 외면적으로는 임의적인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가리킨다. – 21

…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그의 에세이 <인간 뉴턴>에서 다른 관점을 적용했다. “… 뉴턴은 이성의 시대의 첫 번째 인물이었으나, 동시에 마지막 마술사였고, 최후의 바빌로니아 인이자 수메르 인이었고, 약 1만 년 전부터 인류의 지적 유산을 쌓아올리기 시작했던 사람들과 같은 눈으로 관찰 가능한 지적 세계를 바라보았던 마지막 구시대인이었다.” – 92

… 카오스와 복잡성의 과학은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역명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것은 ‘변화가 법칙을 생성한다’는 것이다. – 94

패러데이는 수학자가 아니었지만 그의 지적 계승자인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은 수학자였다. 맥스웰은 … 자신의 이론을 한층 발전시켜서, 자기장의 변화와 전기장의 변화 사이의 관계를 네 가지 미분 방정식으로 설명하는 이론 체계를 구축했다. 그 방정식은 매우 아름다웠고, 비슷한 방식으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전기와 자기 사이의 신비스러운 대칭과 균형을 밝혀냈다. – 126

대칭 붕괴도 하나의 원리이다. 그러나 대칭성이 파괴되기 위해서는 그 파괴를 시작할 출발점이 있어야 한다. – 150

위대한 수리천문학자인 피에르시몽 드 라플라스는 1812년에 <확률에 대한 분석 이론>에서 그 우주상을 다음과 같은 뛰어난 문장으로 표현했다. … “자연에 생명을 불어넣는 모든 힘과 자연을 구성하고 있는 삼라만상의 상대적인 위치를 남김없이 알고 있는 지성이 있다면, 그리고 그 지성이 자신이 가진 자료를 분석할 수 있을 만큼 거대하다면, 그 지성은 우주의 가장 거대한 천체들에서 가장 가벼운 원자들에 이르는 모든 것의 움직임을 하나의 공식으로 압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지성에게 불확실한 것이라곤 없으며 그 지성의 눈앞에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미래의 모습도 환히 펼쳐질 것이다.” … 오늘날 수학자와 물리학자들은 더 적절한 질문을 제기함으로써 결정론과 예측 가능성이 동의어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다. …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 신이 주사위놀이를 하는 곳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주사위가 신 행세를 하는 곳에 가까운 것 같다. – 187

… 초기 조건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는 계를 ‘카오스적’이라고 한다. 카오스적인 운동은 결정론적 법칙에 따른다. 그러나 그 움직임이 너무 불규칙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의 눈에는 거의 임의적인 것처럼 보일 정도이다. … 카오스는 분명 복잡하고 겉보기로는 아무런 패턴도 갖지 않는 움직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단순하고 결정론적인 설명이 가능하다. – 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