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젤렉의 개념사 사전5: 평화»
빌헬름 얀센(지음), 오토 브루너·베르너 콘체·라인하르트 코젤렉(엮음), 한상희(옮김), 푸른역사, 2016(2010).
아우구스티누스는… 위계적으로 구성된 세계질서 내에서 모든 사물에다 그에 걸맞은 “올바른 자리를 배정하는 능력과 의지를 ‘ustitia’, 곧 정의라고 불렀다. 아우구스티누스에게 있어서, 완전한 “세계(만물)의 질서 ordo omnium rerum” 및 그에 소속된 평화와 정의는 그 창시자이자 최종 목표인 신에 의해서만 이해될 수 있는 것이었고, 따라서 본래의 완전한 의미에서의 평화와 정의는 피안의 완전함의 상태 에서만 가능하고 현실적인 것이었다. 그와는 반대로 지상의 평화와 정의는 불완전한 모사, 또는 극단적인 경우 – 영원한 평화 pax aeterna, 영원한 정의의 파편상 이상일 수는 없었다. 아우구스티누스가 생각하기에, 이생에서는 기껏해야 일시적 평화pax temporalis가 주어진 것일 뿐이었다. 즉 이 단어의 이중 의미에서 그것은 ‘시간성의 평화’ 임과 동시에 그 자체로서 언제나 ‘시한부의 평화’ 였다. 왜냐하면 지속적인 평화는 모든 시간을 넘어서만 가능했기 때문이다. –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