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쓰지 데쓰지(阿辻哲次), 류민화 옮김, 〈한자 이야기〉, 소명출판, 2021.

… 이것이 표의문자와 표음문자의 차이입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지금은 표음문자의 대표로 여겨지는 라틴문자도 처음 만들어졌을 때에는 각각의 문자가 고유한 의미를 지닌 표의문자였습니다. 예를 들면 A는 두 개의 뿔을 가진 소를 본뜬 상형문자이며 이것을 만든 페니키아인은 A를 ‘소’라는 의미를 나타내는 문자로 사용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B는 집 지붕을 본뜬 문자로 이것도 ‘집’이라는 의미를 나타내는 문자였습니다. 이들 문자는 본래 페키니아 언어를 나타내기 위한 표의문자였지만 다른 민족이 이 문자를 빌어 자신들의 언어를 표기하는데 있어서는 발음만을 사용하고 의미는 무시하였습니다. 이렇게 해서 라틴문자는 표음문자로의 길을 걷게 된 것입니다. –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