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턴 편집부, «뉴턴 하이라이트 127: 패러독스 대백과», 뉴턴코리아.

누구도 원하지 않은 방향으로일이 결정되는 경우가 있다!

어느 날 가족 4명이 저녁 식사를 마치고 거실에서 쉬고 있는데딸이 이렇게 말했다. ‘내일부터 연휴니까 오랜만에 가족 모두 온천여행을 가면 어떨까요?”

그런데 아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 거야?연휴에 친구들과 축구를 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고 지금은 취소하기 힘들어 한편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좋은 생각이네. 갑시다.그렇게 해요. 여보.’ 아빠도 이렇게 말했다. 그러지. 가끔 다 같이여행하는 것도 좋지. 결국 아들은 생각을 바꾸었다. ‘모두 가고 싶어 한다면 할 수 없지. 가자.

다음 날 가족 4명은 자동차로 온천 여행에 나섰다. 그러나 숙박이나 요리 모두 요금에 비해 만족스럽지 않았다. 게다가 귀성객이몰렸기 때문에 갈 때나 돌아올 때 모두 도로 정체에 휩쓸렸다. 피로에 지친 채 4명이 집에 돌아온 것은 연휴 마지막 날 밤늦은 시간이었다.

장시간 운전으로 녹초가 된 아버지가 무거운 입을 열어 이렇게말했다. 연휴에 근처에서 낚시나 하자고 생각했었는데.….. 어머니도 말한다. ‘나는 백화점 세일에 가고 싶었어. 모두가 온천에 가고싶은 거라고 생각해 찬성했지 뭐’ ‘나도 친구들과 축구를 할 참이었어’ 하고 아들이 말한다. 이어 딸도 ‘실은 나도 친구들과 놀이공원에 갈 계획이 있었지만, 오랜만에 엄마도 가사에서 해방되고 싶지 않을까 생각해 제안했던 거야.…’ 하고 말했다.

즉 사정은 이렇다. 누구 한 사람도 온천 여행을 가고 싶지 않았지만, 가족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또는 소극적인 4명은 시간,돈, 체력 모두 소모하면서 결과적으로 온천 여행에 간 것이다. 이처럼 집단이 구성원의 의사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끌리는 경우가 있다.

이 패러독스를 ‘애빌린 패러독스’라고 한다. 미국의 경영학자 제리 하비(Jerry B. Harvey)가 고안한 것이다. 하비는 더위 속에 수고스럽게 사막을 자동차로 횡단하면서 애빌린이라는 도시까지 가는 가족을 예로 들었다. 하비에 의하면 실제로 이런 패러독스빠진 단체나 기업이 존재한다고 한다. 아무도 바라지 않는데도 모두가 바란다고 생각하고 시간, 돈, 체력을 대량으로 소비하면서반대 방향으로 돌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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