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턴 편집부, «뉴턴 하이라이트 29: 허수란 무엇인가», 뉴턴코리아.
이렇게 해서 만든 실수(왼쪽)는 목록 번째 실수’와 비교했을 때 소수점 아래 번째 숫자가 반드시 달라진다. 즉 이 실수는 왼쪽 목록에 들어 있지 않은 실수이다. 이렇게 해서 목록에 빠져 있는 실수를 지적할 수 있기 때문에 실수 전체를 차례대로 늘어세우는 것이 불가능함을 알 수 있다.
목록에 있는 첫 번째로 나열된 수의 소수점 이하 첫째 자리는 101다. 그래서 지금부터 만드는 실수의 소수점 이하 첫째 자리를 1 이외의 수, 예컨대 6이라고 해 보자. 이어 목록에 나오는 2번째 수의 소수점 이하 둘째 자리는 30이므로 지금부터 만드는 실수의 소수점 이하 둘째 자리는 3 이외의 수, 여기에서는 8이라고 하자. 나아가 목록에 있는 3번째 수의 소수점 이하 셋째 자리는 4이므로 지금부터 만드는 실수의 소수점 이하 셋째 자리는 4 이외의 수, 여기에서는 9라고 하자 이리하여 0.689…라는 소수가 생긴다.
이하 마찬가지로 소수점 이하의 숫자를 차례로 정해 나가면 목록에 있는 어떤 수와도 다른 수가 생긴다. 예컨대 가령 목록 234번째 수가 0.689… 로 계속되는 수라고 하자. 그러나 반드시 소수점 이하 234번째 수는 다른 수가 되어 있는 구조이다. 이렇게 해서 목록에 없는 수를 만들 수 있으므로 실수 전체를 첫째, 둘째… 하고 차례로 모두 나열하기란 불가능함을 알 수 있다.
칸토어는 이 ‘대각선 논법’이라는 교묘한 논법을 통해 실수 전체가 가산 집합이 아님을 증명해 보였다. 실수 전체의 무한은 자연수 전체나 유리수 전체의 무한보다 큰 무한임을 보여 준 것이다. 그리고 자연수와 유리수 등 가산 무한 집합의 농도’(무한의 크기를 농도라고 한다)를 ‘알레프 0′, 그리고 실수 전체 무한의 농도를 ‘알레프 1′이라 불렀다.
그리고 칸토어는 알레프 0과 알레프 1 사이에 들어올 무한이 없음을 증명한다는 어려운 문제에 몰두하다가 그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지금은 칸토어가 고심했던 어려운 문제가 해결 불능의 문제임이 증명되어 있으며, 그와 더불어 알레프 1은 실수 전체의 농도가 아니라 ‘최소의 무한 집합인 가산 집합 다음으로 작은 무한을 일컫게 되었다.
칸토어의 무한론은 발표 당시 일부 수학자의 강한 반발을 초래하고 전문지가 칸토어의 논문 게재를 거부하는 등 일대 스캔들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수학은 자유’라고 외친 칸토어의 말대로, 지금은 칸토어의 이론이 수학자의 상식으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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