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프린키피아>, <순수이성 비판> 출간 연도
어떤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나 중요한 인물이 살았던 시기, 중요한 학설이나 책의 발표 시점 등을 외워두면, 일일이 그때그때 모든 정보를 찾아보지 않아도 대략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고, 충실한 이해에도 도움이 된다. 일상적인 현지 회화 표현들을 충분히 익히고 나서 떠나는 외국 여행의 느낌과 비슷할 것 같다.
예컨대 자연과학의 역사를 바꾼 아이작 뉴턴의 <프린키피아>가 1687년에 발표됐고, 인문학(철학)의 역사를 바꾼 임마누엘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이 1781년에 발표됐는데, 이 두 연대만 확실히 알고 있어도 책을 읽을 때 왠지 모를 안도감(자신감)이 생긴다. 발표 연대를 안다고 해서 그 저작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시점을 분절점으로 삼아서 연관된 인물이나 지식들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공부 과정에서 두루 유익하다.
가령 물체(물건 또는 천체)의 운동에 관해 서술하는 어떤 글을 읽고 있는데 그 글이 작성된 시기가 1640년이라고 적혀 있다고 해보자.
<프린키피아> 발표 시기(1687년)를 암기하고 있는 사람은 그 글을 읽으며 ‘아, 뉴턴 이전의 지식이구나.’ 하는 감과 방향을 잡을 수 있다. 그런 차이가 누적되어 좋은 독해로 이어진다. 그런 감이 없는 사람은 생소한 연대가 나오는 구절들을 읽으며 피로감을 쌓게 되고, 그런 애매모호함이 누적되면 결국 독서 중단으로 이어지기 쉽다.
자, 외워보자. (유치하고 이상하게 상상할수록 잘 외워지더라.)
뉴턴은 최고의 과학자답게 가장 비싼 명품 옷을 입고 최고 장인이 제작한 일류 팔찌를 팔목에 차고 있다. 뭘 차고 있다고? “일류팔찌”, 1687, <프린키피아>. 철학 분야의 스타 칸트에게는 유전자가 일치(17)하는 쌍둥이 동생 칸트가 한 명 더 있었다. <겨울왕국>의 엘사 동생 안나처럼 쌍둥이 동생 칸트는 칸트에게 눈사람(8) 하나만(1) 함께 만들자고 조른다. 유전자 일치(17)하는 쌍둥이와 눈사람(8) 하나(1) 만들기. 1781, <순수이성비판>.
아울러, 1642라는 숫자(연대)도 외워두면 유용하다. 역사적 사건이 일어났거나 특별한 저작물이 발표된 해는 아니고,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사망한 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해에 아이작 뉴턴이 태어났다. 한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는 상징성 때문에 종종 책에 소개된다. ‘일류’(16) 과학자인 갈릴레이와 뉴턴이 죽음과 탄생 ‘사이’(42)에서 서로 스쳐 지나갔다고 기억하면 된다. 1642년.
중요한 점은 이것이다. 공부란 이해 과정이며, 적절한 암기는 이해를 도와준다. 적절한 암기는 읽기 과정에서 닥치는 애매모함이라는 스트레스와 정보 찾기 피로감을 덜어준다.
간략 정리:
뉴턴, <프린키피아>, 1687년
칸트, <순수이성비판>, 1781년
갈릴레이가 죽고 뉴턴이 태어난 해, 1642년
뉴턴은 비싼 명품 옷을 입고
최고 장인이 제작한 일류 팔찌를
팔목에 차고 있다. 뭘 차고 있다고?
“일류팔찌”, 1687, <프린키피아>.
스타 철학자 칸트에게는
유전자가 일치(17)하는 쌍둥이 동생
칸트가 한 명 더 있었다.
엘사 동생 안나처럼 쌍둥이 동생 칸트는
눈사람(8) 하나만(1) 만들자고 조른다.
1781, <순수이성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