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

손흥민은 결정적인 골 찬스를 놓친 티모 베르너를 툭 치며 독일어로 ‘힘내’라고 말했다고 한다. 베르너는 후반전에 토트넘 데뷔골을 넣었고 손흥민은 승리를 결정짓는 쐐기골을 넣었다.


인공지능에 번역을 맡기더라도, 최종 번역된 문장의 뜻을 인간이 다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기계가 잘못 번역한 것이 있는지 알아챌 수 있는 실력이 있는 사람이 인공지능 번역의 효율성을 모두 누릴 수 있다. 예컨대 일본어 통역에서 AI가 雪을 ‘유키’로 발음하는지 ‘세쓰’로 발음하는지 확인하고 제대로 옮겨졌는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해야 하는 일’에는 점점 관심이 없어지고,
오로지 ‘할 수 있는 일’에만 관심을 갖는 듯하다.
부의 독점은 왜 생겼나? 할 수 있으니까.
핵발전은 왜 생겼나? 할 수 있으니까.
물질 만능주의는 왜 생겼나? 할 수 있으니까.


느슨한 기준은 게으름에서 나오고, 유연한 기준은 부지런함에서 나온다.


색 순응: 주황색 조명 아래에 오래 있으면 주황빛으로 보이던 흰 종이도 결국 흰 색으로 인식된다.


유리병의 크라운 뚜껑의 톱니는 21개로 이루어졌다.
22개로 만들면 잘 안 열리고 20개로 만들면 헐겁다고 한다.


“인생은 역사처럼 단절이 아닌 여러 매듭이 있을 뿐이다.” – “강유원의 책담화冊談話


“끈기는 겸손의 다른 표현이 아닐까…” – 다큐멘터리 <인간시대> “승부”


기대한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기획한 대로만 되고 있다면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힘들 때 잠깐 쉬더라도 가던 길을 멈추지만 않으면 된다. 포기하고 하는 것을 멈추는 것, 포기하지 않으려고 잠시 쉬는 것, 이 둘은 겉모습이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본질은 다르다.


신독: 원고 마감 중에 다른 분야에 대한 호기심이 일거나 자료 정리를 하고 싶은 욕구를 참아내는 능력. 예컨대 지금 이런 생각들을 확장하여 ‘신독에 관하여’라는 에세이를 쓰고 싶은 마음을 접어두는 일.


Das Wichtigste in der Musik steht nicht in den Noten.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악보에 없다.” – 구스타프 말러
L’essentiel est invisible pour les yeux. – 〈Le Petit Prince〉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 <어린 왕자>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이 정도는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갈등의 원인이 된다.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이 정도밖에 안 되다니…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겠군, 그런 태도가 필요하다.


좋은 관계란 업데이트된 상대방의 최신 정보를 파악하는 관계다. 어렵지 않지만, 쉬운 일도 아니다.


소리 없는 영상보다 ‘정지 화면 + 오디오’가 훨씬 생동감 넘친다. 오디오가 비디오보다 중요하다.


문화재나 예술 작품이 훼손되었을 때 이를 정성껏 잘 보수하고 복원하면 그 나름대로 높은 역사적 가치를 지니게 된다. 있는 그대로의 오리지날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가장 어려운 고난도 편집 기술은 다 만들어놓고 마지막에 쓰지 않기로 결정하는 일


I don’t know if Charlie’s silence here today is right or wrong. I’m not a judge or jury. But I can tell you this. He won’t sell anybody out to buy his future! And that, my friends, is called integrity! That’s called courage! Now that’s the stuff leaders should be made of. Now I have come to the crossroads in my life. I always knew what the right path was. Without exception, I knew. But I never took it. You know why? It was too damn hard. Now here’s Charlie. He’s come to the crossroads. He has chosen a path. It’s the right path. It’s a path made of principle that leads to character. Let him continue on his journey. You hold this boy’s future in your hands, Committee. It’s a valuable future. Believe me. Don’t destroy it! Protect it. Embrace it. It’s gonna make ya proud one day, I promise you.

- “Frank’s speech”, 영화 (1992)


강연이나 인터뷰 등이 끝나고 나면 집에 돌아와 차분히 복기하며, 기획해준 담당자들께 감사 문자를 쓴다.


“위에서 보면 정말 많은 것이 드러나서 많은 것을 볼 수 있어요.”

- 스나다 마미(감독), 다큐멘터리 <꿈과 광기의 왕국>(2013)

은퇴 기자 회견을 앞두고 창밖의 풍경들을 내려다보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하는 말.


피타고라스 음률


“Where there is love, nothing is too much trouble and there is always time.” – Abdu’l-Baha

“사랑이 있는 곳에 이겨내지 못할 고난은 없으며,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라면 항상 시간을 낼 수 있다.” – 압둘 바하


글쓰기란 ‘왜 그럴까?’와 ‘진짜 그럴까?’ 사이를 오가며 호기심을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이루어진다.


Fool’s gold: 겉으로는 황금처럼 보이는 황철석(pyrite)을 지칭하는 말


중등 과정의 언어 영역 문제는 ‘남들이라면 어떻게 생각할까?’를 묻는 것이다. ‘이런 건 왜 안 되나?’ 하고 묻기에 앞서 일단 ‘더 많은 이들을 설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하고 생각해 보는 연습.


노래의 가사는 아동문학가이신 윤석중 선생님께서 아폴로호 우주선이 달나라에 착륙한 놀라운 모습을 보시고 … 지구는 둥그니까라는 과학적 표현으로 시작하셨고 중계방송에서 우주인들이 보았던 파란색 공모양의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나라의 어린이들은 서로가 친구라는 개념을 심어주려고 하셨습니다. … 앞으로와 아폴로의 발음이 비슷한 것도 우연하고 신기한 일입니다.


“이온이란 무엇인가?”


해야 할 일이 쌓여 있는 압박감은 쉽게 우울감으로 전이된다. 따라서 해야 할 일의 목록 중에서 해치우기 쉬운 일을 얼른 해치워서 해야 할 일의 갯수를 줄이는 것이 우울감에서 벗어나는 가장 쉽고 효율적인 일이 된다.


“… 우리 행성 사람들을 대신하여 이 인사말을 보냅니다. 우리가 태양계를 벗어나 우주로 나가는 것은 오로지 평화와 우정을 찾고자 함입니다. 요청이 있다면 가르침을 주고, 운이 좋다면 가르침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 겸손과 희망으로, 이 발자국을 내딛습니다. ” – 쿠르트 발트하임(유엔 사무총장)

- 칼 세이건 등, <지구의 속삭임>(사이언스북스), p. 45.

* 1977년 8월 20일 보이저2호가 1호보다 먼저 발사되었다.


지구에서 우주로 보낸 첫 영상 신호는 베를린올림픽 화면이다. 외계의 지적생명체가 이를 포착한다면 히틀러를 먼저 보게 된다.


마갈량이스(마젤란)의 세계일주가 지구가 공모양이라는 것을 증명한 것은 아니다. 지구가 도넛 모양처럼 생겼다 해도 출발한 자리로 되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푸앵카레의 추측이 오랜 세월 동안 증명되지 않자 하켄은 그것이 틀린 것이라고 단언했다.
리만 가설이 오랜 세월 동안 증명되지 않자 하디는 그것이 틀린 것이라고 단언했다.


“포기하고 죽을 게 아니라면 살려고 노력해야 하지. 그게 전부다. 무작정 시작하는 거지.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고 다음 문제를 해결하고, 그다음 문제도… 그러다 보면 살아서 돌아오게 된다.” – 마크 와트니 (영화 <마션>, 연출: 리들리 스콧, 2015)


“… I have no more to say, But bid Bianca farewell forever and a day.”
The Taming of the Shrew: Act 4 Scene 4

“… 더 할말이 없지만 비앙카 님에게 영원히 작별을 고합니다.”
- 셰익스피어, <말괄량이 길들이기> 제4막 제4장, 비온델로의 대사(루센티오 하인, 루센티오는 비앙카의 구혼자)


“유머와 지혜가 가득했던 좋은 사람 하나, 이 동네에서 살다가 여기 교회묘지 안의 유적지에 묻혔노라.” (맥스웰 추모비)

- 대니얼 플라이시, <맥스웰방정식 완벽해부>


우리는 배를 지휘할 사람으로 배를 탄 사람 중에서 가장 훌륭한 가문의 사람을 택하지는 않는다.

- 블레즈 파스칼, <팡세>, 67-(320)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악보에 없다.” – 구스타프 말러
Das Wichtigste in der Musik steht nicht in den Noten.
[다스 비히티ㄱ스테 인 데어 무직 슈테 니히트 인 덴 노ㅎ턴]


말을 잘한다는 것은 재치 있고 멋진 표현을 구사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수없이 고치고 다듬으며 마음속에 고이 간직해둔 단단한 신념을 누가 물어보았을 때 거의 무의식처럼 내뱉는 일이다.


창작자는 잊으면 안 된다. 내가 고생한 것은 독자가 알 필요가 없다.
이해 과정이 중요하지, 이해에 걸린 시간과 세월은 중요하지 않다. 필요하다면 저자 후기에 짧게.


수학자 하디(Hardy)가 1920년에 친구에게 새해 소망 6가지를 적은 엽서를 보냈다. 1번은 리만가설 증명… 4번은 에베레스트 인류 최초 등정… 6번은 무솔리니 암살이었다.

무솔리니는 1945년 총살되었고, 에베레스트는 1953년 힐러리/텐징이 최초 등정했으며, 리만가설은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


“리만가설이 무엇보다 획기적이었던 것은, <소수의 배열에 의미가 있는가?>라는 그때까지의 막연했던 물음을 <모든 제로점은 일직선상에 있는가?>라는 수학의 문제로 바꾼 것이었습니다.”

<NHKスペシャル> ”魔性の難問: リーマン予想・天才たちの闘い”(2009)
[NHK스페샤루 마쇼노난몽: 리-만요소/텐사이타찌노 타타까이]
(NHK 스페셜, “마성의 난문: 리만가설, 천재들의 싸움”)

** 리만가설: 제타함수의 비자명 근들은 실수부가 모두 1/2이다.


“숫자 8에서 어떤 이미지를 떠올려보세요. 보통 눈사람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경, 수갑, 자전거… 다른 걸 떠올려도 모두 정답입니다. 단 아무것도 떠올리지 못했다면 그건 오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