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동양철학회(엮음), «동양철학의 본체론과 인성론», 연세대출판부, 1990.

군자는 자기 완성을 위해 사고하고 지식을 추구하며 행위한다. 따라서 그의 모든 행위는 자기 완성을 떠나서 달리 동기를 찾을 수 없다. 그래서 <옛날의 학자는 자기를 위해 공부했으나 오늘의 학자는 타인을 염두에 두고 공부한다>라고 했고 <인을 하는 것은 자기에게 말미암지 타인에게 말미암겠는가?>라고도 하였다. 자기 완성이라는 동기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에 타인이 자기를 알아주느냐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그래서 <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으면 군자답지 않은가?>라고 했고 또 말하기를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근심치 않고 자기의 능력 없음을 근심한다>라고 했다. 군자는 철저한 爲己主義者이다. (…) 타인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위해 사는 것이며, 타인을 위해 타인의 인격을 완성시켜 주려는 마음이 일으켜지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기 마음이 편치 않기 때문에 타인의 인격을 완성하도록 도와주려는 것이다. 이러한 이타행을 安人이라고 한다. – 19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