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싱어(Peter Singer), 노승영(옮김),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은가», 시대의창, 2014.
‘윤리’ 하면 이거 하지 말라, 저거 하지 말라 하고 금지하는 규칙 체계라고만 생각합니다. 윤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생각하는 토대’임을 깨닫지 못합니다. 사람들이 이기적으로 살아가는 이유는 이기심을 타고나서가 아니라 적절한 대안을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 8쪽
윤리적으로 성찰하는 삶을 산다는 것은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꼬치꼬치 따지면서 사는 것이 아닙니다. 윤리적으로 산다는 것은 자신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성찰하고 그 성찰의 결론에 따라 행동하려고 애쓰는 것입니다. – 10쪽
비윤리적인 수단으로 얻을 이익이 5만 원이든 5억 원이든 선택의 무게는 동일합니다. – 23쪽
··· 환경을 파괴하지 않거나 잔인하지 않은 방법으로 시험하는 제품도 있습니다. 대안을 찾는 일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번거롭습니다. 번거로움을 감수할 의향이 있습니까? – 24쪽
모두가 알고 지내는 소규모 공동체에서 평판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실제로 정직한 사람이 되는 것, 즉 약속을 중히 여기고 남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 200쪽
죄수의 딜레마와 농부의 딜레마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죄수의 딜레마는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상황입니다. ··· 협력의 딜레마는 상황이 한 번으로 끝나느냐, 무한히 되풀이되느냐에 따라 논리가 전혀 달라집니다. – 203쪽
도시에서는 전에 한 번도 본 적 없고 앞으로도 평생 볼 일이 없을 사람들을 끊임없이 상대해야 합니다. ··· 조세제도는 해마다 반복되는 거대한 죄수의 딜레마로 볼 수 있습니다. – 221쪽
수많은 평범한 시민들이 민족주의나 전쟁 히스테리에 사로잡히지 않고 손에 잡히는 보상을 기대하지도 않고 차분한 성찰을 통해 상당한 희생을 감수하고 기꺼이 낯선 사람을 돕고 있습니다. – 246쪽
윤리는 실용적입니다. 실용적이지 않으면 윤리적이지도 않습니다. ··· 우리가 처한 구체적 상황을 감안하여 윤리를 이해했다면, 실제로 삶의 나침반으로 삼을 수 있는 윤리를 찾기 위한 중요한 걸음을 내디딘 것입니다. ··· 윤리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내가 이 행동을 다른 사람에게 권할 수 있고 정당화할 수 있도록 행동하는 것입니다. – 257쪽
윤리적으로 산다는 것은 더 넓은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이에 따라 행동하는 것입니다. – 260쪽
소말리아에서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의 비참한 처지에 비하면, 프랑스의 일류 포도원에서 생산한 포도주를 맛보겠다는 욕망은 하찮은 것에 불과합니다. 오래된 숲을 보전하려는 욕망은 일회용 키친타월을 쓰려는 욕망보다 중요합니다. 인생을 즐기거나 포도주를 음미하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우선순위를 바꾸라는 뜻입니다 ··· 윤리적 삶을 산다는 것은 이 세상의 온갖 고통에 연민을 느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고자 애쓴 위대한 전통에 참여하는 것이니까요. – 34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