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郎), 송태욱(옮김), «말의 정의», 뮤진트리, 2014.

고등학교 1학년 때의 일입니다. ··· 야구부가 난폭한 일을 저지르고 있었습니다. 선생님들은 관대하게 봐주고 있었고 다른 학생들은 참고 있었습니다. 저는 작문에 그런 것을 그만두게 하고 싶다고 썼습니다. ··· 매일 점심시간에 학교 건물 뒤로 불려나가는 고난이 계속되었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맞는 것보다 하루 종일 ‘그런 글을 쓰지 말아야 했는데’라고 끙끙거리며 생각하고 마는 것이 싫었습니다. – 51쪽

내년부터 나오는 교과서의 다음과 같은 점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 궁지에 몰려 ‘집단 자결’한 사람이나 ··· 집단 자결에 내몰리거나 ··· 살해당하는 사건이 많이 발생한다.

   그 중에는 집단 자결로 내몰린 사람들도 있었다.

이 인용에서 제가 강조를 한 곳에 대해 누가·무엇이, 내몰고/궁지에 몰아 넣었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 ‘내몰리다’와 같은 수동형이 아니라 능동형으로 표현해야 합니다. 문장에서 주어를 감추고 수동태 문장으로 만들어 문장의 의미를 모호하게 한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러한 인용을 고쳐 씀으로써 자신을 단련해야 합니다. – 74쪽

그라스와 만난 것은 스톡홀름에서 열린 ‘노벨상 백주년 기념제’에서였습니다. ··· 우리에게 프랑스인 저널리스트가 물었습니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사람들은 다들 그다지 축제적인 기분이 아닌 것 같네요?” 저는 대답했습니다. “우리는 20세기 후반에 세계 각각의 장소에서 인간이 짊어진 상처를 표현해왔고, 평생의 그 경험이 초래할 것을 아무도 감추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요? 하지만 그렇게 해서 완성한 작품에 대해서는 서로 적극적인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그때 저에게 다가온 그라스가 제 예복의 옷깃 장식을 반듯이 고쳐 주었습니다. – 23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