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카와 시즈카(白川靜), 심경호 옮김, «한자 백 가지 이야기», 황소자리, 2013(2005).
상형은 회화가 아니다. 구상이라기보다 오히려 추상에 가까우며 그런 까닭에 상징성을 지닌다. 이를테면 작은 가지 하나를 손에 든 것이 尹(다스릴 윤)이다. ··· 이 작은 가지는 신령이 빙의하는 물건이다. 따라서 尹(윤)이란 성직자를 말한다. ··· 주술이란 초자연적인 힘에 대한 상징적 행위다. 모방하여 공감하거나 혹은 추종하여 감응함으로써 사람은 초자연의 힘을 움직여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 주술적 의례를 문자로 형상화한 것이 한자다. 한자의 배후에는 주술 세계가 있다. – 55쪽
사물은 모두 시간과 공간 속에 존재한다. 시간 속에 존재하는 것을 存(있을 존)이라 하고, 공간 속에 있는 것을 在(있을 재)라고 한다. ··· 存亡(존망)이란 삶과 죽음을 뜻한다. – 6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