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피게로아 클라크(Victor Figueroa Clark), 정인환 옮김, «살바도르 아옌데», 서해문집, 2016.

원제: Salvador Allende: Revolutionary Democrat(2013)

아옌데 정부의 외교정책은 라틴아메리카 각국을 자기 휘하에 두려는 미국의 노력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 1823년 이후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미국의 개입주의를 정당화한 먼로 독트린에 대한 전면 거부 선언이었다. – p. 17

아옌데의 의대 졸업논문 제목은 ‘정신위생과 범죄’였다. … 그는 칠레 사회에서 정신질환자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데 자신의 논문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랐다. … 의대 졸업논문에서 아옌데가 주장한 해법은 나중에 그가 입법 활동을 통해 관철하여 했던 정책과 공통점이 많다. … 아옌데는 졸업논문에서 언급한 생각을 발전시켜 <칠레의 사회, 의학적 현실>이란 책을 펴냈다. 인민전선 정부에서 보건부 장관을 역임한 뒤의 일이다. – pp. 61-64

외과의 자격증을 딴 아옌데는 공공의료기관 4곳의 신입 의사 선발 시험에 응시했다. 네 차례 모두 전형을 통과했지만, 그의 정치 활동이 문제되어 모두 막판에 탈락했다. 결국 그는 발파라이소 반부렌 병원 주검안치소 부검 보조의 자리를 얻었다. … 그곳에서 일하는 동안 무려 1500구나 되는 주검을 옮겨 와, 옷을 벗기고 씻어낸 뒤, 부검을 실시했다. … 하나같이 빈곤과 폭력, 질병과 비참함의 상흔이 남아 있는 주검이었다. … “내 손을 고름 덩어리와 암 덩어리, 그리고 죽음 속에 집어넣어 빵을 벌었다.” 당신의 경험은 아옌데에게 빈곤의 민낯을 볼 수 있게 해주었다. – p. 65

당신은 후손에게 어떤 기억을 남겨주고 싶은가?
- 내 자신에게 부여한 의무를 다했다는 기억을 남기고 싶다. 즉, 사회에 유용한 일을 하고, 매일을 사회의 영적·도덕적·물질적 완벽함을 위해 애썼다는 것 말이다. – p. 73

“몸은 뇌의 명령을 따른다. 누구든 뇌가 원하는 대로 몸이 따르도록 만들 수 있다. 그렇게 하려는 의지가 있느냐가 문제다.” – p. 101

예스러운 유머 감각의 소유자인 아옌데는 자신의 정치 성향에 대한 공격은 얼마든지 용인했다. 하지만 인격에 대한 공격에는 단호하게 대응했다. – p. 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