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원, «숨은 신을 찾아서», 라티오, 2016.

부제: 신념 체계와 삶의 방식에 관한 성찰

카르타고에 갔던 아우구스티누스보다 철이 없었다. – 1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무기력과 절망을 뚜렷하고 냉혹하게 자각할 때, 저 선은 넘을 수 없고 저 절벽은 올라갈 수 없음을 몸에서 알아차릴 때, 비로소 신앙이 시작될 기미라도 보인다. – 2

철학자들과 바울로는 원하는 바가 다르므로 대화할 수 없다. – 3

‘아테나이의 신’은 궁극적으로 법칙이다. – 4

있다고 고집을 부리건, 없다고 고집을 부리건, 둘 다 헛되이 고집부리는 것이다. – 7

영원은 시간을 한없이 늘려서, 무한히 쌓아 올려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영원은 시간을 벗어나 버린 것이다. – 7

신을 보고 싶으면 신의 모습을 닮은 존재, 인간을 보아야 한다. – 7

신이 이 세계를 창조하였다는 것, 신이 이 세계에 의미를 부여하였다는 것을 전제하지 않으면, 인간은 세계를 신의 관점에서 볼 수 없다. … 이 앎은 과학적 앎이 아니다. 이 세계에서 의미 있게 삶을 영위하는 데 요구되는 앎이다. – 7

우리의 모든 탐구는 ‘숨은 신’을 찾으려는 시도이다. 그것이 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다 해도, 우리는 그것을 찾아가는 삶의 과정에 있다. 더러는 바다를 건너가기도 하면서 더러는 바다를 바라보기도 하면서, 때로는 오뒷세우스처럼 때로는 에이해브처럼. – 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