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게오르크 가다머(Hans-Georg Gadamer), 임홍배 옮김, «진리와 방법2», 문학동네, 2012.

… 슐라이어마허는 “해석학이란 잘못된 이해를 피하는 기술이다”라고 말한다. … “이 소극적인 표현은 해석학의 모든 과제를 내포하고 있다.” 슐라이어마허는 이러한 과제의 적극적인 해결책을 일체의 교조적·내용적 선입견, 심지어는 해석자 자신의 의식에 배어 있는 선입견까지도 완전히 배제한 문법적·심리적 해석 규칙들의 규범에서 찾는다. – p. 28

호메로스의 작품에서 이해해야 할 것은 누구나 공유하는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 개성적 사유이며, 그 개성적 사유는 그 본질상 자유로운 연상이자 개인의 자유로운 표현인 것이다. – p. 31

해석의 대상은 저자가 자기 작품에 대해 성찰하는 자기해석이 아니라 저자의 무의식적 생각이라는 점에서 저자와 해석자의 대등한 설정이 정당성을 얻게 되는 것이다. -p. 38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윤리적 인식은 결코 대상적 인식이 아니다. 인식주체는 그저 확인하기만 하면 되는 객관적 사태를 마주하는 것이 아니라 인식주체 자신이 인식대상에 의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인식대상은 인식주체가 마땅히 행해야 할 당위인 것이다. – p. 203

헤겔 논리학의 주된 관심사인 사유의 총체성은 근대의 ‘방법’인 거대한 독백을 통해 사유의 지속성을 확보하려는 시도이다. 그런 근대적 방법의 관점에서 보면 여러 발언자들이 주고받는 대화는 사유의 지속성을 부분적으로만 실현하는 셈이 된다. – p. 2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