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Πλάτων), 이정호 옮김, «메넥세노스», 정암학당, 2011(2008).

특징적인 것이 있다면 소크라테스가 전하는 이 이야기가 전몰자에 대한 추도 연설문이라는 점이다. … 메넥세노스의 요청에 따라 아스파시아가 가르쳐 주었다는 추도 연설을 들려 준다. 전몰자를 위해 추도 연설을 하는 것은 아테네에서는 관례적인 것이었다. … 이외에도 투퀴디데스가 전하는 페리클레스의 추도 연설을 비롯해 … 연설가 뤼시아스의 추도 연설, … 연설가 휘페레이데스의 추도 연설, 그리고 데모스테네스의 이름이 붙여진 추도 연설 등이 전해지고 있다. … <메넥세노스> 역시 다른 추도 연설처럼 전체 구성에 있어 전몰자에 대한 칭송 부분과 유족을 위로하는 부분으로 크게 나뉘어 있고, 전몰자에 대한 칭송 부분은 출생과 양육 그리고 그들이 이룬 업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 아테네 사람들의 평등과 자유를 이야기하며 그 자유를 지키기 위해 치렀던 수많은 전투와 업적을 논하는 것도 유사하다. – 작품 해설


… 전몰자들에 대해서는 그지없는 칭송의 말이, 살아 있는 유족들에게는 따뜻한 격려의 말이 필요합니다. 자식들과 형제들에게는 그분들의 덕성을 닮도록 권고하는 한편 부모와 연배가 높은 친척 누군가가 아직 살아 계실 경우, 그런 분들을 위로해 주는 말이 필요합니다. – 237a

그러므로 우리들은 우선 그분들의 훌륭한 태생을 칭송하고, 두 번째로는 그들의 양육과 교육을 칭송하고자 합니다. 그런 연후 우리는 그분들이 이룩한 업적을 드러내기로 합시다. – 237b

… 부친들께서 위험을 무릅쓰려 할 때마다, 자기가 무슨 일을 당하면 언제건 뒤에 남은 자들에게 전해달라고 우리에게 당부한 것 말입니다. …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너희가 훌륭한 아버지의 자식들임은 지금 이 자리가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추하게 살 수 있었으나 너희들과 너희들의 후손들이 비난을 받게 하고 우리의 아버지와 모든 선조들을 욕되게 하느니 그 전에 아름답게 죽는 쪽을 택했노라. … 다른 어떤 일을 할 때에도 덕을 가지고 하지 않으면 안 된다. … 어떠한 부도 비겁함을 동반한 채 그것을 소유한 자에게는 아름다움을 가져다주지 않으며… 또, 신체의 아름다움과 강함도 비겁하고 사악한 자에게 붙어있으면 어울려 보이기는커녕 꼴사나워 보이고 그 소유자를 더욱 눈에 띄게 하여 그의 비겁함을 드러내주기 때문이다.’ – 246c

‘…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즉, 우리가 덕에 있어서 너희를 이기면 그 승리는 우리에게 치욕을 가져다주지만, 우리가 지면 그 패배는 우리에게 행복이 된다는 것을. … 자기가 대단한 인물이라고 여기는 자의 경우, 자기 힘으로써가 아니라 선조들의 명성을 가지고 자신을 존경받는 자로 만드는 것만큼 더 수치스러운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달아, 선조의 명성을 남용하거나 헛되이 하지 않을 마음가짐이 되어있으면 말이다.’ – 247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