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라 시온(三浦しをん), 권남희 옮김, «배를 엮다», 은행나무,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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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키: “자네는 우右’를 설명하라고 하면 어떻게 하겠나?”
마지메: “‘펜이나 젓가락을 사용하는 손 쪽’이라고 하면 왼손잡이인 사람을 무시하는 게 되고, ‘심장이 없는 쪽’이라고 해도 심장이 우측에 있는 사람도 있다고 하더군요. ‘몸을 북으로 향했을 때 동쪽에 해당하는 쪽’이라고 설명하는 것이 무난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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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의 문장은 평소와 다름없이 건조했다. 그래도 음성 지원이 되는 것 같다. 따뜻한 뭔가가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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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베: “그런데 이렇게 얇은 종이를 개발해도 사전 외에 사용할 길이 없겠죠?”
미야모토: “그렇진 않습니다.” (…) “조금이라도 얇은 종이를 만들도록 기술을 연마하는 것은 제지 회사로서 중요한 일이죠. … 얇은 종이의 수요는 다양하게 있으니까요.”
마지메: (…) “미끈거리는 손맛이 없어요!” (…) “손가락에 빨려들듯이 페이지가 넘겨지죠? 그런데도 종이끼리 붙어서 복수의 페이지가 동시에 넘어가는 일이 없어요. 이게 미끈거리는 손맛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