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젤렉의 개념사 사전1: 문명과 문화»
외르크 피쉬(지음), 오토 브루너·베르너 콘체·라인하르트 코젤렉(엮음), 안삼환(옮김), 푸른역사, 2010.
문화는 현대를 움직이는 주요 개념군에 속하며, 특히 ‘역사’와 ‘진보’ 라는 개념과 결부되어 있다. 문화는 이 개념들의 운동적 성격에 참여했고 동시에 이 운동의 원동력들 중 하나가 되었다. 즉 문화와 문명은 그 자체로 하나의 발전 과정이 되고 말았다. ‘역사’와 ‘진보’와의 결합은 이 개념에다 역동성을 부여했다. 그리고 이 역동성은 ‘문화’와 ‘문명’ 이 그야말로 유럽적 자의식의 상징이 된 19세기에 완전히 작동하게 되었다. 그 결과로 이 개념은 상처를 입을 가능성도 갖게 되었다. 20세기에 생긴 진보의 위기가 이 개념의 위기로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개념은 역사의 개념과도, 진보의 개념과도 동일하지 않다. 그것은 문화 개념이 지닌 가치의 성격과 상관이 있기 때문이다. –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