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 朴宗采, 〈過庭錄〉

박종채, <과정록>, 제1권 41

先君問之曰君平生讀書識得幾個字
座客皆大駭心笑之曰孰不知李公文章博洽士也
李公點檢良久語曰僅識得三十餘字
座客又大駭不知其何謂也
自是李公定爲一言知己頻頻來訪有新成詩文必袖以請評

[이광려 선생과 선친(박지원)이 문장을 논하다가]

선친이 여쭈기를, 선생은 평생 책을 읽으셨는데 몇 글자나 깨우치셨는지요.
좌중의 사람들이 모두 깜짝 놀랐는데, 이 공이 문장에 해박하고 뛰어난 선비임을 모르냐고 비웃는 듯했다.
이 공이 곰곰이 생각하다 대답하기를, 겨우 삼십여 자를 알 뿐이라고 했다.
좌중의 사람들이 또다시 깜짝 놀랐지만, 그 말뜻은 알지 못했다.
이때부터 이 공은 선친과 지기가 되었다. 집에 자주 찾아오셨는데 새로 지은 시가 있으면 소매에 꼭 챙겨와 선친께 감상평을 청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