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박우수 옮김, «줄리어스 시저», 민음사, 2019.

3막 2장 [광장]

브루투스: … 왜 브루투스가 시저에게 반기를 들었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이렇습니다. 내가 시저를 덜 사랑해서가 아니라 로마를 더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은 시저가 죽어서 자유 시민으로 살기보다 시저가 살아서 노예로 죽는 편을 택하시겠습니까? 시저가 나를 사랑했기에, 나도 그를 위해 눈물을 흘립니다. 시저가 행운아였기에 나도 기쁩니다. 시저가 용맹스런 군인이었기에 나도 그를 존경합니다. 그러나 시저가 야심가였기에 그를 살해했습니다. 시저의 사랑에 눈물을, 그의 행운에 기쁨을, 그의 용맹에 존경을 바칩니다. 그러나 그의 야심에는 죽음뿐입니다. (20~29)

안토니: 친구들이여, 로마인들이여, 동포여, 내 말에
귀를 기울여주시오. 나는 시저를 칭찬하러 온 것이
아니라 장사지내러 왔습니다. 살아 생전에 저지른
인간의 악은 사후에도 살아남는 법입니다.
선행은 시체와 함께 묻혀버리는 법이죠.

시저는 로마로 수많은 포로들을 데려왔고
그 보석금으로 국고를 가득 채웠습니다.
이것이 시저의 야심이었습니까?
가난한 사람들이 울 때 시저도 울었습니다.
야심가는 더 모진 사람이어야지요.
그러나 브루투스는 시저가 야심가였다고 합니다.

저는 브루투스의 말을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라
제가 알고 있는 바를 말하기 위해 이곳에 섰습니다.
여러분들 모두 한때는 합당한 이유에서 시저를
사랑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무슨 이유에서
그에 대한 애도를 주저하고 있습니까?
아, 이성이여! 너는 금수에게로 달아나버리고
인간은 이성을 잃었구나. 지나쳤다면 용서하시오.
내 마음은 시저와 함께 저 관속에 있어
그 마음이 내게 돌아올 때까지 잠시 말을 멈춰야겠소. (74~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