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 손재준 옮김, «두이노의 비가», 열린책들, 2014.

말이나 계산을 하지 말고
언제나 너의 아름다움을 내바쳐라.
침묵하는 속에 너를 대신해 스스로를 말해 주는
너의 아름다움.

- “서시” 중

신은 언제나 곧 아무는 상처.
우리는 날카로운 칼과 같아, 알아내려고 하지만,
신은 무심히 어디에나 있다.

- “오르페우스에게 바치는 소네트” 중.

우리가 갖고 가는 것은 고통이다. 무엇보다도 삶의 무거움이다.
사랑의 긴 경험이다 – 그렇다.
순전히 말로는 할 수 없는 것들이다…
방랑자로 산비탈에서 골짜기로 들고 오는 것은
한 줌의 흙이 아니다.
힘겹게 얻어 낸 낱말 하나, 순수한 말…
아마도 우리가 지상에 존재하는 것은 말을 하기 위해서이리라.

- <두이노의 비가>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