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과 이름을 기억하는 것의 의미
처음 만난 사람 이름을 잘 기억하려면 이것을 꼭 지키세요. 눈을 보고 인사하며, 이름을 한글자 한글자 정확하게 듣고 발음하여 확인하기, 묻거나 대답할 때 그 사람 이름을 반드시 넣어서 말하기.
자, 그러면 좀 더 자세히 순서대로 살펴보죠. 이름을 기억하려면 당연히 이름을 물어보고 정확히 파악을 해야 하겠죠. 이름을 모르면 기억할 수도 없으니까요. 단, 그런데 예의상 물어보는 게 아니라, 외우겠다는 생각으로 물어봐야 합니다. 그래서 잘 안 들리면 그냥 넘어가지 말고, 다시 물어보고 또렷하게 알아들어야 합니다. 불확실하게 들은 이름은 기억하지 못합니다. 본명이 김영우 씨인데 김연우 씨로 기억하면 곤란하잖아요. 이름을 물어보고 메모해 둡니다.
좋아하는 것이나, 관심사, 요즘 읽고 있는 책 등을 물어봅니다. “여기 앞에 계신 김동주 님은 ChatGPT를 활용해 그림을 그리신다고 하네요.” “고향이 어디세요?”라고 묻기보다 “김영우 씨는 고향이 어디세요?”라고 물으세요. “잘 가요.”라고 끝인사를 하지 말고 이름을 넣어서 “영우 씨, 다음에 또 만나요.”라고 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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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코코>는 ‘죽음’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본다. 사람에게 완전한 죽음이란 저승에 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기억속에서 완전히 잊혀지는 것을 의미한다. 자기 이름을 기억하는 이가 아무도 없을 때 저승에 머물던 그 사람의 존재는 비로서 완전히 소멸된다. 우리 인생은 사람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망각하는 과정이다.
공개 강의 마이클 샌델 교수의 강의를 듣다 보면, 질문한 학생의 이름을 처음 물어본 다음, 강의 진행 중에 몇 번 다시 언급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름을 기억하고 있고 기억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을 확인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눈이나 얼굴을 보면서 인사를 해야 인상을 기억할 수 있다. 이름을 듣고나서 이름을 외울 수 있는 가능성은 1%~99% 사이 어디쯤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름을 물어보지 않고 이름을 외울 수 있는 가능성은 명백한 0%다. 먼저 이름을 물어보자. ‘다음에 다시 볼 일도 없는데…’라고 생각하고 이름을 묻지 않으면 그 예상은 현실이 된다. ‘이름을 기억하는 건 좋은 일이지…’라는 태도로 물어보면 그 사람과 인연이 또 이어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