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러미 벤담(Jeremy Bentham), 신건수 옮김, «파놉티콘», 책세상, 2010.
** 요약
다수에게 일어나는 일을 모두 파악하는 감시 수단이 있다면 국가에겐 정말 유용한 도구임에 틀림없다. 이 원리를 우선 감옥에 적용해 보고자 한다. 내가 제안하는 감옥은 원형 건축물이다. 이 건물은 중앙의 한 점에서 각 수용실을 보는 형태로 된 벌집과 같다. 중앙에 탑을 세워 감독관들은 수감자에게 잘 보이지 않으면서 수용실 전체를 구석구석 감시한다. 감독관이 자리에 없더라도 [이를 확인할 수 없는 수감자들은 감독관이] 있다고 여겨 실제 자리에 있는 것 같은 효과를 낸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감독관은 유령처럼 군림하며, 필요할 때는 곧바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이 계획의 장점 중 하나는 수감자뿐 아니라 하위 감독관들을 수감자들만큼 감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위 감독관과 수감자 간의 과오가 예방되며 처벌도 줄어든다. 탈출이나 폭동이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 수감자들은 자신의 처지에 순응하고 이 강요된 굴복은 점차 기계적인 복종으로 연결된다. 감옥은 1) 고통 완화(치명적 신체 고통 금지) 2) 엄격함(자유로운 빈민보다 더 좋은 조건 제공 금지) 3) 경제성 등 세 가지 원칙에 따라 건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