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박환덕 옮김, «파우스트», 범우사, 1991.
단장: 대중을 다루는 데는 질보다 양입니다.- 94행
시인: 따로 떨어진 것을 전체의 거룩한 기능 속에 불러들여
아름다운 화음을 이루게 하는 것은 누구입니까?
···
누가 보잘것없는 푸른 나뭇잎을 엮어
온갖 공을 찬양하는 영광의 화관으로 만듭니까?
···
그것은 시인에게 계시된 인간의 힘입니다!- 152행
메피스토펠레스: 그자는 당신을 묘한 방법으로 섬기고 있어요.
··· 하늘의 가장 아름다운 별을 붙잡으려 하는가 하고 생각하면
지상의 가장 큰 즐거움을 빠짐없이 맛보려 합니다.
가까운 것도 먼 것도 한결같이
그의 깊이 충동된 가슴을 만족시키지는 못합니다.
···
그 자를 슬슬
내 길로 끌어들이는 것을 허락해 주신다면
그 자에게 배신토록 해 보이겠습니다! - 311행
주 : 그 자가 지상에 살고 있는 동안은
네가 무슨 짓을 해도 말리지는 않겠다.
인간이란 노력하는 동안은 방황하는 법이다.
···
착한 인간은 비록 어두운 충동에 휩쓸릴지라도
올바른 길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 333행
파우스트: 아아, 나는 이제 철학도
법학도 의학도
심지어 신학까지도
열심히 노력해서 연구를 끝마쳤다.
그 결과 이처럼 불쌍한 바보가 되었어.
예전보다 조금도 현명해지지는 않았고,
석사니 박사니 이름만 근사하게
벌써 그럭저럭 10년 동안이나
아래위로 이리저리
학생들의 코나 쥐어 흔들고 있었다.
그리하여 우리들은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 353행
바그너: 아아! 예술은 길고
우리들의 인생은 짧습니다.
···
모두 근본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방법을
얻기란 참으로 어렵습니다!
중도에까지 이르기도 전에
아마도 저 같은 불쌍한 놈은 죽어 버릴 것입니다.- 559행
파우스트: 이 사람아, 과거의 시대란
우리들에게 있어서는 일곱 겹으로 봉인을 한 책이다.- 575행
파우스트 : 겨울은 늙고 쇠약해져서
황량한 산으로 물러갔다.
···
태양은 한점 흰 얼룩도 남아 있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906행
파우스트 : 아아, 내 가슴 속에는 두 개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
그 중 하나가 다른 하나에게서 떨어지려고 한다.
하나는 불타는 애욕을 갖고
매달리는 관능으로 현세에 달라붙어 있다.
다른 하나는 억지로 이 속세를 벗어나
숭고한 영들의 세계로 올라가려고 하고 있다. - 1112행
바그너 : 석양이 되면 비로소 집의 고마움을 알 수 있습니다.- 1143행
파우스트: 우리들은 초자연적인 것을 존중하는 것을 배웠고
하늘의 계시를 동경한다.
그것은 어느 곳보다도 신약성서 속에 가장 값지고 아름답게 불타고 있다.
원전을 펼쳐
··· 번역해 보고싶어 견딜 수 없다.
‘태초에 말이 있었다’
···
영의 올바른 가르침을 받고 있다면
나는 달리 번역해야만 한다.
이렇게 적혀 있다. ‘태초에 뜻이 있었다’
···
첫줄을 잘 생각하자.
만물을 움직이고 만들어 내는 것이 과연 뜻일까.
이렇게 씌어져야 할 것이 아닌가. ‘태초에 힘이 있었다’
그런데 ···
번뜩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일어났다.
··· ‘태초에 행동이 있었다’- 1215행
파우스트: 도대체 너는 무엇이냐?
메피스토펠레스: 항상 악을 원하지만 도리어 항상 선을 행하는 그 힘의 일부입니다.- 1334행
메피스토펠레스: 악마나 유령에게는 규칙이 있어서
들어온 곳으로 나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들어오는 것은 자유입니다만 나갈 때는 제약을 받습니다.- 1409행
파우스트: 어떤 옷을 입어도
이 비좁은 지상의 괴로움을
벗어나지 못하리라
나는 그저 놀기에는 너무 늙었고
욕망을 버리기에는 너무 젊다.- 1543행
파우스트: 언제든지 감언이설로 나를 속여
우쭐하게 만든다거나
나를 향락으로 속일 수가 있다면
그것은 나의 최후의 날이다!
내기를 하자!
···
내가 순간을 향해서
정지하라, 너는 참으로 아름답다고 말하면
너는 나를 꼭꼭 묶어도 좋다.
그때에 나는 기꺼이 멸망의 길로 가겠다.- 1693행
메피스토펠레스: 네가 여기저기 학문을 찾아다녀 보았자 헛수고야.
···
자네가 어느 정도 성실하게 한다면
여자 같은 것은 모두 너의 손아귀에 넣을 수가 있어.
학위가 있으면 너의 수완이 그 누구의 수완보다도
훌륭하다는 것을 믿게 할 수가 있을 거다.
···
여보게, 모든 이론은 회색이고
생활의 빛나는 나무는 초록이야.- 2015행
메피스토펠레스: 영원히 변치 않을 맹세니 사랑이니
오직 하나의 무엇보다 더한 정열이라고 말하는
그것도 진심에서 우러나는 것일까요?- 3055행
파우스트: 당신의 눈짓 하나, 말 한 마디가
이 세상의 모든 지혜보다도 즐겁습니다.- 3079행